다승왕 출신 윤성환이 말하는 선발 투수의 역할과 의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5.20 10: 30

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32)은 국내 최고의 오른손 선발 요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2008년 선발 투수로 전향한 뒤 이듬해 다승 1위에 오르는 등 해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안팎에 불과하나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컨트롤을 바탕으로 승부하는 스타일. 그가 말하는 선발 투수의 역할과 의무는 무엇일까.
"흔히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선발 투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발 투수가 경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최소 실점으로 최대한 길게 던지는 게 선발의 역할이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진다면 경기를 포기해야 하니까 선취점을 허용하더라도 최소 실점을 한다면 타선이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주니까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삼성 마운드는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탄탄하다. 올해 들어 배영수, 장원삼, 윤성환 등 토종 선발 3인방의 활약이 돋보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발진의 활약을 선두 질주의 비결로 꼽기도.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 의식이 사자 마운드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윤성환은 "전훈 캠프 때부터 항상 경쟁 속에 살아 간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자리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대답했다.
사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지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 윤성환은 17일 마산 NC전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3탈삼진 1실점 호투를 뽐냈으나 승수 추가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일까. 그는 "선발승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고 표현했다.
"물론 이기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대로 내가 못 던져도 타선의 도움 속에 이기는 경우도 있다. 선발 투수로서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게 윤성환의 설명이다.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자신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때 팀이 무조건 이겼으면 좋겠다고. 개인 승수보다 팀 승률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탄탄한 계투진의 도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배영수와 함께 1군 투수 가운데 최고참인 그는 필승조를 이끄는 새 얼굴의 활약에 선배로서 박수를 보냈다.
"(심)창민이는 출장 횟수가 늘어날수록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진짜 자신감을 갖고 하는 게 느껴진다. (백)정현이도 지금껏 내가 봤던 모습 가운데 올해가 최고다. 구위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자신감의 차이 아닐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신뢰한다는 걸 잘 알기에.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을 믿어 준다는 게 엄청난 힘이 된다. (신)용운이야 원래 잘 했던 선수 아닌가. 어느 인터뷰에서 봤었는데 부상 말고는 걱정하는 게 없다더라. 여기서 (안)지만이까지 복귀하면 더욱 좋아지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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