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연일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기 힘든 평일 10시대 드라마와 달리 이 드라마는 현재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KBS 2TV ‘최고다 이순신’과 함께 주말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두고 다툼 중이다.
2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백년의 유산’ 40회는 전국 기준 28.5%를 기록했다. 자체최고시청률이었던 지난 12일 방송된 38회(30.3%)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시청률이다.
‘백년의 유산’은 초반 민채원(유진 분)의 고난에 가까운 시집살이로 주목을 받더니만, 방송 내내 채원을 괴롭히는 방영자(박원숙 분) 가족의 악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기에 채원을 사랑하는 이세윤(이정진 분)의 출생의 비밀까지 얽히면서 드라마는 꼬일데로 꼬인 모양새다.

극의 갈등이 날이갈수록 심화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높은 시청률은 당연지사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백년의 유산’의 시청률 고공행진은 이 드라마 못지않은 막장드라마였던 전작 ‘메이퀸’과 비교해보면 대진운이 좋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메이퀸’과 ‘백년의 유산’은 줄거리는 다르지만 답답하고 출생의 비밀이 얽혀있는 막장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OSEN에 “‘메이퀸’도 시청률 30%를 밟을 수 있었는데 그때는 ‘개그콘서트’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을 때였다”면서 “‘백년의 유산’이 막판에 시청률이 확 오른 것은 드라마도 재미있지만 경쟁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이퀸’의 경우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당시 큰 인기를 누리던 KBS 2TV ‘개그콘서트’에 밀려 30% 고지는 밟지 못했다. 당시 ‘개그콘서트’는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드라마 시청률을 갉아먹는 큰 위엄을 과시했다.
하지만 ‘개그콘서트’가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백년의 유산’이 시청률 30%대를 오가는 특수를 노리게 됐다. 물론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률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드라마 자체의 경쟁력도 있지만 경쟁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시청률 하락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백년의 유산’은 현재 세윤의 어머니 백설주(차화연 분)가 과거에 저지른 악행이 드러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주는 과거 절친한 동생이자 채원의 새 어머니인 양춘희(전인화 분)로부터 중요한 무엇인가를 빼앗은 전력이 있다. 현재 이 드라마는 설주가 빼앗은 무엇인가가 바로 세윤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세윤과 채원이 하루 아침에 남매가 될 위기에 처하면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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