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함부르크)과 지동원(22, 아우크스부르크)이 올 시즌 기록한 골이 하나같이 순도가 높다. 새삼 활약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성공 시대를 활짝 열었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손흥민은 리그 33경기에 출전해 12골 2도움을 올렸고, 지동원은 17경기에 나서 5골을 기록했다.
보여지는 기록으로도 금세 눈부신 활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안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꽉 차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9경기서 골맛을 봤고, 지동원은 4경기에서 그물을 출렁였는데 그 때 마다 승리의 파랑새 역을 톡톡히 했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이 골을 넣은 9경기 중 무려 8경기서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9월 16일 프랑크푸르트전 패배가 유일하다. 나머지 8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다. 2010-2011,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챔프 도르트문트도 손흥민의 발끝을 피해가지 못했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와 2경기서 4골의 원맨쇼를 펼치며 승점 6점을 선사, 유럽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00% 승률을 자랑한다. 지동원이 골망을 흔든 4경기에서 모두 승점 3점을 따냈다. 아우크스부르크(승점 33점)는 잔류 마지노선인 15위로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6위 호펜하임(승점 31), 강등권인 17위 뒤셀도르프(승점 30)와 격차는 불과 2, 3점이었다. 지동원은 잔류 경쟁을 벌였던 호펜하임, 그로이터 퓌르트전 등에서 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만하면 '잔류전도사'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저마다의 꿈을 이뤘다. 손흥민은 소속팀이 간발의 차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티켓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만천하에 알렸다.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 레버쿠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리버풀,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 밀란 등으로부터 구애의 손짓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오는 2014년 여름 함부르크와 계약이 만료된다.
지동원도 부활의 날갯짓을 활짝 펼쳤다. 선덜랜드의 아픔을 딛고 분데스리가에서 멍석을 제대로 깔았다. 지동원의 활약에 매료된 아우크스부르크를 비롯해 2~3개의 분데스리가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6개월 임대를 떠나 왔던 지동원은 일단 원소속팀인 선덜랜드로 복귀해야 한다.
순도 높은 활약을 자랑한 손흥민과 지동원이 올 여름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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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손흥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