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체력문제, 현실일까 기우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20 14: 32

언젠가는 불거질 문제였지만 생각보다 일찍 화두로 떠오른 느낌은 있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체력에 관해 언급한 가운데 류현진의 향후 극복 대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5볼넷 5탈삼진 2실점했다. 팀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의 난조로 시즌 5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류현진 스스로의 말대로 내용이 아주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밸런스가 조금 좋지 않았다”라고 말한 류현진은 5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한 것을 아쉬움으로 손꼽았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5회까지 100개였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이래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도 초반부터 불어난 투구수 탓이 컸다. 애틀랜타 타선의 장타력을 의식한 나머지 적극적인 정면승부를 펼치지 못했고 여기에 애틀랜타 타자들은 기다리는 승부로 류현진을 괴롭혔다. “장타력이 좋은 팀은 대체적으로 큰 스윙을 통한 적극적인 승부를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반대되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경기 후 류현진의 체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내린 것에 대해 “5회를 던진 뒤 류현진은 지친 상태로 보였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시즌 4승째를 거뒀던 지난 12일 마이애미전에서도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체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매팅리 감독은 “5회 이후 류현진이 피곤해 보였다”라고 떠올렸다. 6회가 끝난 뒤에는 직접 류현진을 찾아 더 던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사를 물어보기도 했다.
물론 어떤 투수도 투구수 100개가 넘어가면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다만 한국프로야구와 MLB의 수준차는 생각해 볼 수 있다. 류현진 정도 레벨의 투수라면 한국에서는 완급조절이 가능했다. 120개를 던져도 구위가 많이 떨어지지 않은 이유였다. 그러나 MLB에서는 전력투구가 필요한 시점이 더 많다. 똑같은 100개의 투구수라도 피로도는 다르다.
매팅리 감독의 인터뷰와 실제 결단은 류현진을 바라보는 다저스 벤치의 현재 생각을 어느 정도 대변한다. 매팅리 감독은 18일 경기에서 초반부터 힘겹게 싸운 류현진의 한계 투구수를 100개로 봤다. 4일을 쉬고 곧바로 밀워키전에 나서야 한다는 것까지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류현진은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110~120개를 던질 만큼 몸 상태가 됐다”고 자신했다. 류현진이 다저스 벤치의 생각을 고쳐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올 시즌 농사가 달려 있는 일이기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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