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된다. 생존을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 시작됐다.
한화가 올해 고전하고 있는 데에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도 한 몫 하고 있다. 대나 이브랜드(30)와 데니 바티스타(33)는 시즌 전에만 하더라도 강력한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 결과는 미미하다. 하지만 여전히 기회를 받고 있고, 반등할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
시급한 선수는 역시 이브랜드다. 지난 8년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꾸준히 밟았고, 이름값과 경력만 놓고 보면 역대 한화 외국인 투수 중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9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6.69에 그치고 있다. 시즌 초반 불운이 겹쳤지만 이제는 실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브랜드 본인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는 "한국 타자들의 커트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할 정도로 한국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여기에 송진우 투수코치가 시즌 전부터 지적한 주자 견제, 즉 슬라이드 스텝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며 고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투심과 체인지업 위주 피칭에서도 탈피,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작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시즌 초반에는 불운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실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 8실점하며 스스로도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며 이브랜드의 마인드 변화를 기대했다.
이브랜드보다는 낫지만 바티스타도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9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4.50. 퀄리티 스타트가 2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강력한 구위에도 불구하고 피안타율이 2할6푼3리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 매경기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며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도 4경기밖에 안 된다.
바티스타의 변화는 지난 겨울 준비한 비장의 무기 체인지업의 활용이다. 시즌 초반에는 거의 쓰지 않았지만, 지난 경기부터 던지기 시작했다. 바티스타는 직구-커브의 사실상 투피치 투수였다. 컷패스트볼이 있지만 이미 한국 타자들의 눈에 익어 직구 타이밍에 맞으면 장타로 연결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바티스타의 투구수가 늘어난 것도 제구 문제가 있지만 구종이 다양하지 못해 적극적인 승부가 어려운 탓도 있었다. 그 때문에 체인지업 활용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 경기에서 삼진도 하나 잡을 만큼 위닝샷으로 쓰기 시작했다. 체인지업이 확실한 무기가 되면 바티스타는 훨씬 더 효율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이브랜드와 바티스타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기회를 계속 주고 있다. 김 감독은 "둘 다 점점 좋아질 수 있다고 하니까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브랜드와 바티스타가 변화를 통해 김 감독의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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