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이한테 가장 기대를 했는데…".
한화는 현재 고정된 선발투수가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그리고 토종 에이스 김혁민까지 3명 뿐이다. 5선발 체제로 돌아가야 하는 게 정상인데 한화의 나머지 두 자리는 그때 그때 달라진다. 김응룡 감독은 "우린 선발이 3명 뿐이다. 나머지 자리는 돌려가며 막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 감독이 가장 아쉬운 선수는 역시 3년차 좌완 유망주 유창식(21)이다. 3년차를 맞아 풀타임 선발로 큰 기대를 모은 유창식은 그러나 올해 13경기에서 1승5패2홀드 평균자책점 12.19를 기록한 채 지난주 2군으로 내려갔다. 선발이 안 되자 구원으로 돌렸지만 어느 보직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사실 올해 선발투수 중에서 유창식이한테 가장 기대를 했다. 일본 캠프 때만 하더라도 공이 아주 좋았다. 일본 타자들도 제대로 못 칠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유창식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4게임에 등판, 12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75로 위력을 떨쳤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챔피언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도 4이닝 노히트노런으로 막았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뒤 시범경기 때부터 밸런스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정규시즌에 들어간 후에도 회복될 기미가 안 보였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그렇게 좋았는데 한국에 오니까 확 달라지더라"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글쎄, 난 투수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딱 봐도 폼부터 시원하지가 않다. 공을 강하게 채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리적인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감독은 "불펜에서는 그렇게 공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마운드만 올라가면 그 공을 못 던진다"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최근에는 심리적으로도 무너진 기색이 역력했다. 김 감독이 결국 2군으로 내려보낸 것도 이 같은 이유.
유창식의 2군행을 두고 많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송진우 투수코치는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 많은 기회를 줬다. 2군 내려가기 일주일 전 유창식은 송진우 코치와 면담을 통해 당장 2군에 내려가는 것보다 1군에서 더 부딪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송 코치는 "선수 스스로 깨달아야 자기 것이 된다"며 그의 의사를 존중했고, 결과가 안 좋자 2군으로 내렸다.
한화는 최근 신인 좌완 송창현이 데뷔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또 다른 신예 좌완 김경태도 점차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경쟁자들의 선전이 유창식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과연 자극을 받을 수 있을까"라면서도 "1군에 오면 결국 선발로 써야 한다. 잘 준비해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아쉬움 속에서도 유창식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치 않는 김응룡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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