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는 외국인투수 2명에 송승준-고원준-김승회로 5선발을 꾸릴 계획이었으나 시즌 초 그 계획이 틀어졌다. 유먼-옥스프링 듀오는 10승을 합작하면서 제 몫을 충분히 하고 있지만 토종 선발승 합계는 단 '3'에 그치고 있다. 송승준이 1승, 고원준이 1승, 그리고 김수완이 1승이다.
전력에 구멍이 생겨도 누군가가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야구다. 당초 불펜 롱 릴리프 후보였던 김수완은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나고 선발 자리를 당당하게 꿰찼다. 현재 성적은 4경기에 등판, 20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선발 2경기에서 그는 11이닝동안 단 2실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김수완이 선발진에서 기회를 받게 된 계기가 된 것은 3일 사직 삼성전이다. 그날 선발 고원준이 1회 무너지며 조기 강판됐고 김수완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도 김수완은 삼성 타선을 6이닝동안 3실점으로 막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10일 사직 LG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김수완은 17일 문학 SK전에서 2승에 도전했지만 타선이 도와주지 않아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기록은 5⅔이닝 7피안타 2실점, 5회까지 2점을 내주면서도 투구수는 단 70개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 김수완이었지만 6회 제구가 흔들리며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당시 김수완은 투수교체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온 정민태 투수코치를 향해 공을 넘겨주고 싶지 않다는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더 길게 던지고 싶었는데 6회 투구수가 갑자기 많아져 힘들어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김수완의 포크볼은 더욱 날카로워져 주무기로 통하고 있다. 또한 투심 패스트볼은 카운트를 잡는데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종들의 움직임이 좋아진 데는 체중 증량이 영향을 줬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인 김수완은 올 시즌을 앞두고 8kg을 불렸다. 그는 "시즌 들어가도 다행히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77kg 정도인데 딱 좋다"고 말한다.
마운드에서 김수완이 좋은 점수를 받는 또 다른 한 가지는 공격적인 피칭이다. 김수완은 인터벌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며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민태 코치님이 그렇게 던져보라고 말씀 하셨다. 빠른 템포로 던지면 타자들을 내 템포로 끌고 갈 수 있다"며 효과를 설명했다.
김수완에게 항상 따라붙는 말은 '2010년만큼'이다. 2010년 김수완은 2군에서 올라와 5승 2패 63⅔이닝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면서 롯데 마운드의 희망이 됐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기대만큼 성장을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2010년보다 당연히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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