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민-한현희, 아기 잠수함들의 '마무리 수업'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5.21 06: 14

요즘 두 팀의 팬들은 어린 투수들이 크는 '맛'을 느끼고 있을 듯하다.
삼성 라이온즈 사이드암 심창민(20)과 넥센 히어로즈 사이드암 한현희(20)는 올 시즌 나란히 9홀드씩을 수확하며 홀드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함께 1군에 데뷔해 각팀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두 선수는 좌충우돌 성장 과정을 겪으며 팀의 어엿한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경남고를 졸업한 1년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두 선수는 양팀의 잠재적인 예비 마무리 투수로 낙점된 것까지도 비슷하다.

삼성 심창민은 최근 마무리 '예방주사'를 맞았다. 심창민은 지난 17일 창원 NC전에서 팀이 1점을 추가해 3-2로 앞선 연장 10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은 오승환 대신 심창민을 택하며 '마무리 수업'을 시켰다. 그러나 심창민은 10회 1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를 안았다.
그러나 심창민은 바로 다음날인 19일에도 8회 2사에 등판했다. 그는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7-4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의 야구'를 통해 심창민은 자칫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던 팀을 이겨내고 한 뼘 더 자랐다.
한현희는 조금 다르게 크고 있다. 그는 4월까지 12경기에 나와 6홀드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이 무려 6.10까지 오르며 혹독한 2년차를 맞았다. 그는 염경엽 감독의 배려 속에 최근 추격조로 나오며 안정을 찾고 있다. 5월 6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마무리다. 한현희는 손승락이 WBC 출전으로 등판하지 않았던 시범경기 때 마무리로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염 감독은 당시 "한현희가 넥센의 미래의 마무리"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무리의 짜릿함을 즐긴다"는 겁없는 성격이 그의 장점이다.
평소 두 팀 간의 맞대결이 펼쳐지면 구장에서 항상 서로를 찾아올 정도로 절친한 두 선수는 사이드암이라는 점도, 팀내 역할도, '시크'한 성격도 닮았다. 쟁쟁한 형들을 제치고 팀의 예비 마무리로 주목받고 있는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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