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130구? 토네이도 때문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21 09: 22

미 전역을 뜨겁게 달군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의 130구 투구에 대해 선수 스스로가 입을 열었다. 알고 보니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원인은 토네이도였고 다르빗슈는 책임감을 불태웠다.
다르빗슈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 레인저스볼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거뒀다. 디트로이트의 간판 저스틴 벌랜더와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불러 모은 이 경기에서 다르빗슈는 판정승을 거두고 20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투구수가 논란이 됐다. 다르빗슈는 이날 130개의 공을 던졌다. 7회까지 115개의 공을 던진 다르빗슈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5개의 공을 더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선발투수의 투구수 관리가 철저한 메이저리그(MLB)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점수차(10-4)가 넉넉한 상황에서 굳이 다르빗슈가 130개의 공을 던져야 했는가”라는 주제로 갑론을박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 상황에는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르빗슈는 일본 언론을 통해 “토네이도 때문에 불펜 투수들이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6일 10여 차례의 토네이도가 텍사스 지역을 덮쳐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었는데 당시 오클랜드 원정을 마친 텍사스 선수단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비행기가 뜨지 못해 텍사스 선수들의 이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연히 컨디션 조절을 하기가 어려웠다.
다르빗슈는 “토네이도 때문에 이동을 하지 못하고 비행기에만 7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 도착해서 잠자리에 드니 새벽 4시 반이더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은 최악이었다”고 털어놨다. 다르빗슈는 “그런 상황에 모두가 지쳐 있었다. 내가 최소 7이닝은 던져야 할 상황이었다. 4실점 했지만 그럭저럭 8회까지 던졌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실제 다르빗슈는 8회를 앞두고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의 등판 요청에 주저 없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었던 셈이다.
논란을 일으킨 130구였지만 다르빗슈 스스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다르빗슈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피로는 없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이에 특별한 로테이션 조정도 없을 전망이다. 다르빗슈는 정상적으로 4일을 쉰 뒤 22일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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