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모의 테마토크] 서태지의 결혼 발표는 그 사실 자체로도 화제지만 그의 피앙세가 될 이은성이 16살이나 어리다는 것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전미 투어차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는 대선배 가수 김장훈도 서태지의 결혼 소식에 놀란 모양이다. 그는 20일 자신의 미투데이에 "오랫만이에요. 미국 와도 정신이 없네요. 한국 소식도 다 끊고 연습이랑 공연 준비에만 올인했더니 서태지 결혼 소식도 아까 알았네요. 경림이랑 통화하다가. 16년 차라는데 제가 그 기록을 깨고 이번 세상을 마쳐야 할텐데. 외국 나와도 철 안나는 건 여전하죠?(철 나면 노래 못한다고 선배들이. 좋은 선배들"이라고 서태지의 결혼을 언급했다.
여기서 김장훈의 서태지의 16살 차이라는 기록을 깨겠다는 발언이 눈길을 끈다. 이 발언은 과연 이지아와의 결혼조차 세상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녀와의 이혼소송시 세상에 알려진 게 엊그제같은데 무려 16살이나 어린 여자와 재혼을 한다니 놀라긴 놀란 그의 심리상태를 잘 표현해준다.

더불어 그 의미가 궁금해진다. 이런 서태지의 신비주의와 그런 그의 정책에 비해 그다지 비밀스러워보이지 않는 그의 행동과 더불어 조카같은 어린 신부를 맞아들이는데 대해 비아냥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공개 연애 한 번 없었고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중장년의 '아저씨'로서 그저 순수하게 서태지가 부러워서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이승기는 같은 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MBC드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 기자간담회에서 연예계 대표 잉꼬 커플 유동근(57) 전인화(48) 부부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여러 연예인들이 열애를 공식 인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단 매우 부럽다"며 "나중에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 그분도 유동근 선배님의 아내인 전인화 선배님처럼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미모를 유지하며 멋진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연예인 커플은 좋은 것 같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결혼을 생각하며 마음에 두고 있는 여배우는 현재로선 없다. 아직 27세라 결혼에 대해 생각할 나이는 아닌 것 같아 결혼은 내게 아직 먼 얘기다. 다만 나중에 결혼하게 된다면 유동근 전인화 선배님을 닮고 싶다. 그런 느낌으로 나이를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연예계에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이 종종 눈에 띈다. 탤런트 유퉁이 33살 연하의 몽골 아내와 지난달에 결혼해 최고의 연령차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서태지와아이들의 이주노가 23살 연하의 박미리 씨와 결혼했다.
원로 포크가수 한대수도 22살 연하의 러시아인 옥사나를 아내를 맞았다.
그 외에도 연예계에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나이차이를 자랑(?)하는 커플이 많다. 사실 서태지의 16년차이는 명함을 내밀만한 입장이 못 되는 게 연예계의 현실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당사자들 사이에서 세대차이가 안 느껴지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부녀지간은 될 법한 나이차이쯤은 문제가 될 게 없다. 역전화 현상도 많아서 가수 백지영은 9살 어린 신랑 정석원을 맞는다. 축구선수 기성용도 8살 연상의 한혜진과 결혼한다.
연상녀-연하남 커플로 유명한 고 최진실-고 조성민과 김보연-전노민 커플은 파국을 맞았다.
물론 이에 반해 남자의 나이가 굉장히 많은 연예인 커플 중 잡음이 들리는 이는 별로 없다. 이는 그들이 돈을 잘 버는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민생활에서 가난한 집안의 삼촌이나 아빠같은 남편은 없다. 남자가 재벌은 아니더라도 여자에게 최소한의 호강은 해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춰야만 그런 결혼을 할 수 있다.
최근 한 조사기관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지난 1년간 이혼한 커플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였고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이혼을 요구한 케이스가 83%였다. 그렇다면 나이 많은 남자가 경제적인 능력까지 뒤쳐진다면 어린 신부에게 이혼당할 확률은 십중팔구라고 봐야 한다.
남자가 나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심리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로는 동물적 본능이다. 남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여자를 찾는 이유는 그 젊은 여자의 수태와 출산 능력에 이끌리는 것이다. 이것은 철저하게 동물적 관점에서 바라본 원초적인 이유다.
두번째 인간적인 심리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의 이유는 보상심리다. 젊은 시절 남들보다 더 고생해가며 막대한 부를 축적한 늙은 남자는 이제 자신이 가진 거대한 재산으로 젊은 여자를 거느림으로써 젊은 시절을 삭막하게 보낸 것을 보상받고자 한다.
그 외에도 나이 든 여자의 원숙하지만 지나치게 상투적이고 기계적이며 계산적인 태도는 나이 들고 특히 능력을 갖춘 남자에게는 짜증만 안겨줄 뿐이다. 다소 어리숙하고 어리광을 부리더라도 차라리 미숙하고 청방지축인 어린 여자의 풋풋함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왜? 명품 백과 외제 스포츠카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이 든 여자는 전재산을 빼앗으려 든다.
어리고 미성숙한 이승기지만 그의 발언만큼은-가식이라고 하더라도-나이를 넘어서는 성숙함을 던져준다. 유동근과 전인화 부부는 지난 1989년 결혼 이래 단 한 번의 잡음도 없이 잉꼬부부라는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각자 열심히 연기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이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가식적으로 잉꼬 흉내를 내건, 아니면 진짜 24년간 평탄한 부부관계를 유지했건 그것은 상관 없다. 어차피 그들은 배우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도 약간의 연기가 없을 수 없고 또 연예인이라는 직업상 어느 정도 연기와 포장이 필요하다. 그들이 지금까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고 비록 후배이지만 대스타인 이승기가 롤모델로 삼을 정도면 그들의 연예인으로서의 삶과 부부로서의 보여주는 행위는 굉장히 우수한 성적이다.
[언론인,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