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아보이' LC9 "아이돌 침체기? 오히려 기회"[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5.21 09: 07

데뷔 전부터 일찍이 대중에게 호기심을 자극했던 그룹, ‘브아보이’라는 명칭으로 단박에 주목받았던 남성 6인조 그룹 LC9(엘씨나인) 이야기다.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속한 내가네트워크의 첫 보이그룹이라는 점과, 멤버 개개인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됐다는 정보가 입소문을 타고 퍼지며 어느새 ‘브아보이’로 불렸다.
“데뷔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엄청나게 홍보가 됐죠. 하지만 지나친 기대 때문에 불안과 부담도 우리를 한꺼번에 덮쳤어요.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브아보이’라는 이름에 몸뚱이만 얹혀서 무임승차할 생각은 추호도 없단 겁니다. 무대에서 노래와 춤으로 승부할 거예요.”(킹)
기분이 나쁠 이유는 없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외에도 브라운아이즈, 브라운아이드소울 등 이른바 ‘브-시리즈’(?) 그룹은 하나같이 가요계에서 주목받는 실력파뿐이다. 멤버들 스스로 해당 그룹명을 읊어보더니 “그들이 이뤄놓은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겠어요”라고 각오를 다진다.

‘브아보이’의 진짜 이름은 LC9. 발음 때문에 ‘얼씨구’가 떠오른다고 농담을 던졌더니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민한 건데.. 팬클럽 이름은 ‘절씨구’ 어떨까요? 응원 도구는 특이하게 장구로 해서..”라며 위트있게 받아친다.
LC9의 실제 뜻은 리그 오브 콤페티션(League of Competition #9)의 약자로, 연습생들 사이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팀명이 풍기는 느낌부터가 왠지 치열하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죽인다 LC”라는 구호도 뭔가 전투모드를 느끼게 한다. 또한 뮤직비디오는 멤버들간 하드코어적인 격투장면이 리얼하게 담겨있어, 애초 19금 자진신고를 했다.
“초인에 가까운 인간들의 전투 장면이에요. 벽돌을 던지고, 피가 화면에 튀고.. 일단 뮤직비디오만으로 굉장히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었죠. 화면 속 격투장면을 소화하느라 두 달간 멤버들 모두 열심히 노력했어요.”(라사)
그들이 이렇게 기합이 바짝 들어간 데는 이유가 있다. 개인차는 있지만 많게는 5년 정도 연습생 기간을 거쳤던 만큼 당장 그만두고 싶은 유혹도, 가족들의 반대도, 문득 몰아치는 회의감 등을 물리치며 우여곡절 끝에 LC9 멤버로 무대에 올랐기 때문.
“조바심이 났어요. 함께 준비하던 동료가 하나둘 이탈했죠. 잘리는 사람을 보면 ‘나도 자칫 저렇게 될 수 있다’고, 자진해 떠나는 사람을 보면 ‘나도 그만두고 싶다’는 복잡한 심경에 휩싸였어요. 그럴 때마다 날 믿어주시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죠. 가수로서 잘되면 일단 부모님 해외여행부터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제이효)
시기는 썩 좋지 않다. 당장 ‘5월 가요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신화, 2PM, 이효리, 2NE1 씨엘 등 대형가수들의 컴백이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무수히 쏟아지던 아이돌 그룹들로 인해 이미 가요계 아이돌은 포화상태. ‘아이돌 침체기’가 도래할 거라는 전망도 심심찮게 들린다.
“우린 이런 침체기가 오히려 기회라 생각해요. 한류나 아이돌 부흥기에 편승해서 쉽게 가는 것보단, 새롭게 개척하는 편이 더 흥미가 돋죠. 다시 되돌아오는 붐의 선두에 우리가 서고 싶다는 욕심도 들고요.”(라사)
무턱대고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니다. 그들이 내세울 만한 차별화 무기는 타그룹이 시도하지 않았던 노래와 춤. LC9 데뷔 앨범 타이틀곡 ‘마마비트’는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접목한 글리치합(Glitch Hop) 장르다. 스텝을 밟는 클럽댄스 중 하나인 씨워크(C-walk)도 접목시켰다. 실제로 음악방송에서 LC9의 무대를 보는 순간 ‘다르다’라는 느낌이 밀려온다.
“모든 게 최초인 만큼 차별점은 확실해요. 글리치합이나 씨워크는 여태까지 한국 가요계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것들이거든요. 새로운 시도에 우리들의 노력과 재능이 맞물린다면 분명 대중들에게 반응이 올 것이라 확신해요.”(킹)
거칠고 격렬함, 파워풀하고 치열함이 한데 뒤엉켜 LC9만의 강렬한 색을 뿜어낸다. 하지만 이게 LC9이 추구하는 콘셉트나 방향은 아니다. 그들은 이번의 첫 도전과 시도를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명에서 알 수 있지만, 앞으로 3명이 추가돼 9명의 완전체 LC9이 될 거에요. 또한 매 활동마다 신선한 콘셉트를 보여줄 계획이고요. 故 마이클잭슨이 매 음반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던 것처럼 LC9을 변화무쌍한 그룹, 예측불가한 그룹으로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제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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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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