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지(미쓰에이)와 박보영에게는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 둘 다 청순하면서도 귀여운 마스크를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에 더 나아가 최근 작품들에서의 모습 때문이다.
지난 해 극장가는 상반기에는 수지, 하반기에는 박보영이란 말이 있었을 만큼, 이들이 젊은 여배우들로서는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 해 상반기 관객들에게 첫사랑의 기억을 안겨준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단숨에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며 충무로의 유망주로 등장한 수지에 이어 하반기에는 '늑대소년'을 통해 성숙한 여인으로 돌아온 박보영이 이 수식어의 바통을 이어받았던 것.

로맨틱 멜로 '건축학개론'에서 건축학개론 수업을 듣는 제주도 출신 음대생 서연 역으로 분해 긴 생머리와 청순한 미소로 스무살 순진남 승민(이제훈)을 단번에 사로잡은 수지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첫사랑의 기억을 자극하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치르게 됐다.
하반기 이 자리는 박보영이 차지했다.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밝고 귀여운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박보영은 세상에 없어야 할 존재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외로운 소녀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늑대소년'을 통해 보다 성숙한 매력을 물씬 풍기며 늑대소년(송중기)의 처음이자 유일한 사랑으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해가 바뀌어 이제는 수지가 '늑대소년'을 지켜주는 소녀가 되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는 조선판 늑대소년이라 불릴 만한 작품으로 배우 이승기가 반인반수 최강치로 등장, 고통에 휩싸일 때마다 짐승으로 변하는데 이를 조련할 수 있는 단 한명이 수지다. 박보영이 '늑대소년'에서 특별한 존재 늑대소년과 순수한 교감을 나누며 세상에 닫아두었던 마음을 점차 열어가는 캐릭터를 보여줬듯이, 수지 역시 반인반수 강치가 인간이 되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배우 유연석과의 관계도 있다. '건축학개론'에서 수지는 '강남 오빠' 유연석을 짝사랑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마음을 이용당했고, '늑대소년'에서 박보영과 송중기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이들의 사랑에 결정적인 훼방을 놓는 이가 유연석이었다.
수지는 '구가의 서'를 통해 다시한 번 유연석과 만났다. 물론 '건축학개론'에서와는 그 관계가 다르다. 20일 방송에서는 유연석이 분한 박태서가 강치에게 "여울이(수지)를 연모하고 있구나?" 라고 묻자 최강치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다"고 답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박태서는 강치의 여울에 대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일깨워준 인물이 된 것이다. '건축학개론'에서도 유연석은 수지의 이제훈을 향한 마음을 깨닫게 했다.
지난 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뽑은 '첫사랑 아이콘'에는 수지와 박보영이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 뽑힌 바 있고 둘은 광고계에서도 비슷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고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한 게임회사에서는 둘 다 캐릭터로 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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