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공한 선수가 아닙니다".
요즘 젊은 선수들 중 굴곡이 많은 선수는 흔하지 않다. 대부분 엘리트 코스르 밟고 각광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윤빛가람(23, 제주)은 조금 다르다. 17세 이하 대표팀서 자신 위주의 팀을 이끌다가 대학 진학 후 주저 앉은 뒤 프로에서 새로운 기회를 받았던 그는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금액의 이적료를 받고 새롭게 둥지를 옮겼지만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절치부심한 윤빛가람은 새로운 둥지에서 자신을 가장 처음으로 인정한 지도자 밑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윤빛가람은 2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이적료를 바탕으로 경남을 떠났다. 성남으로 이적하면서 말 그대로 성공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팀의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그가 기록한 성적은 1골 3도움이었다.
어린시절 자신을 최고의 선수라고 인정해준 박경훈 감독 아래서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는 윤빛가람은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올 시즌 10경기에 나선 그는 아직 골과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17세 이하 대표팀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다시 가라앉은 그는 "나는 아직 성공한 선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일어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열심히 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부경고 시절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윤빛가람은 중앙대를 거치면서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남에 입단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켰다. 조광래 감독의 지휘를 받으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미 축구 실력에 대한 문제는 없었기 때문에 윤빛가람은 철저한 관리를 받고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2011 아시안컵을 비롯해 국제무대서도 윤빛가람은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또 각광을 받으면서 성남으로 이적했지만 다시 꺾이고 말았다. 2010년 경남에 입단한 그는 첫 해 9골 7도움을 기록했다. 또 2번째 시즌에는 8골 7도움으로 변함없이 활약했다. 하지만 성남서는 무너졌다.
결국 성남으로 이적하면서 권토중래 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대표 시절 자신에게 기회를 줬던 박경훈 감독 휘하에서 변했다. 그동안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던 윤빛가람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경남 시절 감독의 지시로 이행을 했다면 이제는 성숙해지고 있다.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님께서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 알려 주셨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님은 다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고 지켜봐 주신다"면서 "조 감독님과 박 감독님 모두 나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셨다. 나는 그저 감독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을 운동장에서 다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재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예전과는 달라진 윤빛가람은 제주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필요한 존재다. 그의 변신이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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