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꺼기 아빠'의 우승에 정말 좋아한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바로 '농부의 아내'다.
20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서 먹다 남긴 음식 찌꺼기만 먹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는 아들의 사연이 1승을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찌꺼기 아빠는 가족들이 먹다 버린 온갖 찌꺼기를 처리해 먹어 보는 이를 경악케 했다. 그는 51평 아파트에 살 정도로 집안도 풍족하지만 이상하게도 강한 비위를 필요로 하는 음식만을 고집하는 특이 식성을 갖고 있었다.

그는 먹다 남은 스파게티 소스를 물로 헹구고 난 뒤 그 물에 라면을 끓여서 먹는가 하면 다 먹고 난 치킨의 뼈를 버리지 않고 푹 삶은 물에 자신만의 레시피로 닭사골 떡국을 해 먹었다.
찌꺼기 아빠는 "불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차피 가족들이 먹던 음식이고 찌꺼기를 조합해 먹으면 의외로 괜찮은 맛이 나는 경우가 있다"라며 "내가 새로운 맛을 개발해낼 수도 있고 음식에서 어떤 맛이 날지 이젠 대충 예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 등장한 찌꺼기 아빠의 남모를 사연이 보는 이를 찡하게 만들었다. 그는 "가족들이 남긴 음식으로 배를 채우던 시절에 어머니를 보면서 나도 내 가족이 생긴다면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모두를 감격케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은 고민 판정단으로부터 131표를 얻으며 농부의 아내 사연을 제쳤는데, 그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다름아닌 농부의 아내였다.
새로운 1승이 발표되자, 농부의 아내는 활짝 웃음을 웃은 채 환호했고, 이내 "저 이제 악플에서 벗어났다. 감사하다. 집에 가겠다!"고 신나게 외쳐 눈길을 끌었다. '농부의 아내'는 신혼 5개월 동안 집에 7번 들어와 남편에게 고민을 제공한 인물이다.
nyc@osen.co.kr
KBS 2TV '안녕하세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