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감독님, 투수코치님과 면담을 했다. 한 이닝 오래 던지고 나면 팔 상태가 안 좋아져서 아직 선발로 나서기는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두 번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베테랑인 만큼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이 사실이었다. 다행히 팔꿈치 단순 염증으로 밝혀졌고 다시 계투로는 정상적으로 출격 중이다. 두산 베어스 우완 이재우(33)가 다시 공을 던지며 계투로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2005시즌 홀드왕(28홀드), 2008시즌 11승 전력으로 2009시즌에는 계투 KILL 라인 맏형이었던 이재우는 2010년 8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 다시 인대가 끊어져 또 수술대에 오르며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았다. 올 시즌 계투로 재기를 노리던 이재우는 지난 7일 문학 SK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섰으나 1이닝 4실점과 함께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강판했다. 이재우의 올 시즌 성적은 11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5.79다.

부상 전력이 있던 만큼 이재우의 팔꿈치 상태는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다행히 이재우는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통증 없이 계투 보직을 소화 중. 지난 17~18일 경찰청과의 두 경기에 모두 등판해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연투까지 마쳤다.
21일 경기도 성남 상무야구장에서 만난 이재우는 NC와의 경기를 준비하며 “오늘(21일) 대기조다”라며 웃었다. 두 번이나 칼을 댔던 부위에 대한 공포심이 많이 줄어든 듯 했다. “지금은 통증이 없다. 이틀 연속으로 던졌을 정도로 중간계투로는 무리가 없는 상태”라는 것이 이재우의 자평이다.
그러나 선발로 올 시즌 중 다시 나서는 데는 두려움이 큰 모양이었다. 재활군으로 내려간 후 이재우는 “한 이닝에 30구를 연속으로 던지고 나니 팔이 덜덜거리는 느낌이 들어 너무 안 좋았다”라고 밝혔다.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들 가운데 종종 갑자기 투구수를 늘렸을 때 이 현상을 겪는 이들도 더러 볼 수 있다.
“얼마 전 김진욱 감독님과 정명원 투수코치께 면담을 요청했다. 아무래도 캠프에서 몸 상태를 계투 투입에 맞추다보니 아직 시즌 중 선발로 전환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지난 번 선발 등판에서 투구수가 늘어가는 순간 또다시 아플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아직은 선발로 나서는 데 두려움이 크다”.
몸 상태는 다시 좋아진 상태. 현재 이재우는 140km 중후반의 직구를 던지며 1군에서 던질 때보다 구위가 더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재우는 “짧은 이닝을 연투로 던지는 것이라면 올 시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복귀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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