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음원차트, 진입보다 버티는 게 중요하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5.21 14: 40

2013년 가요계가 변하고 있다. 한류를 등에 업고 폭풍처럼 몰아친 아이돌 열풍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고, 전자음을 배제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입힌 다양한 장르 음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정규 19집으로 돌아온 ‘가왕’ 조용필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들쭉날쭉한 가요계만큼 음원차트도 요동치고 있다. 컴백만 하면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올킬’ 자료가 쏟아지는 통에 대중들은 차트 1위에 대한 최소한의 감흥조차 사라졌다. 이젠 1위를 하는 것보다, 누가 더 오래 차트 상위권에 남느냐가 관건이 됐다.
최대 온라인 음원사이트 멜론의 경우 21일 현재 차트순위를 살펴보면, 1위 이효리 ‘배드 걸스(5월 21일)’, 3위 이효리 ‘미스코리아’(5월 6일), 5위 바이브 ‘이 나이 먹도록’(5월 15일), 6위 포맨 ‘청혼하는 거예요’(5월 8일), 8위 바이브 ‘꼭 한 번 만나고 싶다’(5월 2일), 10위 더원 ‘잘 있나요’(5월 20일) 등 10위권 대다수 곡들은 이달 공개된 곡.

나머지 곡들도 간발의 차로 5월 발매를 비껴갔을 뿐 별반 차이는 없다. 2위 포미닛 ‘이름이 뭐예요?’(4월 26일), 4위 로이킴 ‘봄봄봄’(4월 22일), 7위 시크릿 ‘유후’(4월 30일), 9위 악동뮤지션 ‘아이 러브 유’(4월 24일)도 모두 발매 한 달이 채 넘지 않은 곡들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단순히 차트 1위를 찍는 게 중요한 시기는 끝났다. 누가 얼마나 오랫동안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냐가 관건이 됐다. 포미닛 ‘이름이 뭐예요?’ 경우처럼 차트 역주행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런 이유 때문이다. 단기간에 몰린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더 중요한 시기다”고 현 차트를 분석했다.
물론 음원차트 자체가 최신 곡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다보니, 이런 현상 자체가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설명하기엔 올해 초 1년 만에 차트에 재등장한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의 경우도 있고, 평균 수명을 훌쩍 넘겨 장기간 상위권에 랭크되는 장수곡들도 존재한다.
가온차트 측에 따르면 50위권 안에 올해 최장수한 곡은 걸그룹 유닛 씨스타19의 ‘있다 없으니까’로 1월 5주차 11위로 진입해 5월 2주차 47위까지 총 14주째 50위권을 수성중이다. 이어 다비치의 ‘거북이’가 3월 2주차부터 9주째, 이하이 ‘로즈’가 3월 5주차부터 6주째 50위권에 머무르는 게 눈에 띄는 정도다.
유명 가수의 일부 곡들도 50위권 진입과 동시에 1~2주 만에 자취를 감추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해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온차트 측 관계자는 21일 OSEN과의 통화에서 “50위권에 머무는 곡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야 5주다. 이토록 수명이 급속도로 짧아진 건 워낙 많은 곡들이 쏟아지고 있는 게 이유가 된 것 같다. 또 아이돌 그룹의 붐이 차츰 빠지고, 새로운 장르와 다양한 시도의 음악들이 선보이는 것 역시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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