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KT노사가 신뢰와 같은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최단기간 가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KT노사는 21일 ‘2013년 KT 단체교섭’에서 설립 이래 처음으로 노조측 요구안을 내지 않고 회사에 일임한 지 12일 만에 합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가합의안의 내용은 ▲임금 동결 ▲고졸 정규직인 ‘세일즈직’ 신설 ▲역할과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 강화 ▲근로 시간 및 장소 선택권 확대 등이다. 이를 통해 KT노사는 대기업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국가경제 위기 극복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뜻을 모았다.
우선 임금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연구 수당 등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각종 수당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은퇴자들의 재능나눔 기회인 ‘사회공헌 일자리’ 확대에 투입해 사회적 책임 이행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KT노사는 또 고졸 정규직인 ‘세일즈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상품판매를 전담하는 직군이며, 올해 우선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KT노사는 세일즈직 신설이 ‘대기업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청년실업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T노사는 또한 우수 인재의 임금을 대폭 확대하고, 역할과 성과 중심의 선진 인재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등 보상체계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상습 부진직원에 대한 역량향상 기회 제공 및 임금상승 제한 조치 등으로 정규직 위주의 ‘철밥통 인사 관행’을 타파하기로 했다.
근무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필수근무시간대를 기존 10~16시에서 11~15시로 조정해 개인 사정에 따라 오전 또는 오후에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워킹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켜 자택이나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에서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정착시킬 방침이다.
KT노동조합은 이번 가합의안에 대해 오는 2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가결 시 KT는 13년 연속 무분규 단체교섭 타결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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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석채 KT 회장과 정윤모 KT노동조합 위원장. /K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