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기 위해 국적까지 포기한 여고생이 있다.
주인공은 수원여고 1학년 쉬쇼우통(17, 許筱彤)이다. 대만에서 태어나 자란 그녀는 지난해 9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의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아가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진병준 수원여고 농구부 감독은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쉬쇼우통을 처음 만났다. 농구선수로 대성할 자질이 보였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농구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뛰는 것이 그녀의 미래를 위해 나았다. 고심 끝에 내가 양녀로 삼아 한국으로 데려오기로 했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184cm의 장신에 포워드를 보는 쉬쇼우통에 대해 진 감독은 “한국선수들과 달리 탄력이 좋다. 프로농구에서 김단비가 연상되는 선수”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쉬쇼우통은 ‘다문화 가정전형’을 통해 지난해 3월 수원여고 1학년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산하단체 대한농구협회 정식등록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국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쉬쇼우통은 귀화절차를 밟고 있지만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진 감독은 수원출입국관리소에 국적조기 발급을 신청한 상태다.
쉬쇼우통은 앞으로 태극마크까지 달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따르면 각 대표팀마다 17세 이후에 국적을 바꾼 선수를 한 명씩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남자대표팀에서 문태종, 이승준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쉬쇼우통의 귀화절차가 빨라질수록 한국농구도 향후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진병준 감독은 “쉬쇼우통이 ‘진안’이라는 한국이름도 지었다. 한국대표로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대만국적도 포기했다. 빨리 국내무대서 뛸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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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쇼우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