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록 역전 결승골' 서울, 베이징 잡고 ACL 8강 진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5.21 21: 22

서울이 윤일록의 극적 결승골에 힘입어 홈에서 베이징을 잡고 ACL 8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16강 2차전 베이징 궈안과 경기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1, 2차전 합계 3-1로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지난 베이징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긴 서울은 이날 경기서 실점을 내주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제골을 먼저 내주고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으나 아디와 윤일록의 연속골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연출,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팀으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홈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전반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두텁게 진을 친 베이징의 수비는 견고했고, 프레드릭 카누테의 위력은 건재했다. 실점이 없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서울의 수비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베이징의 장시저가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기선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서울은 전반 9분, 공을 걷어내려던 김치우의 헤딩이 뒷공간으로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슈팅으로 연결한 카누테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공을 쫓아 달려나온 카누테는 자신을 막아선 김주영을 제치고 그대로 공을 밀어넣었고, 이 슈팅은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한 골을 내주자 서울은 부쩍 다급해졌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적어도 두 골 이상을 넣어야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최전방의 데얀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동점골의 기회를 노렸지만 베이징은 촘촘한 수비로 골문을 단단히 걸어잠갔다.
아쉬운 기회는 계속 찾아왔다. 전반 28분 몰리나와 데얀의 2대1 패스에서 시작된 몰리나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난데 이어 하대성의 잇딴 슈팅도 번번이 골문을 빗겨갔다. 전반 36분 데얀이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하대성이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상대 양즈 골키퍼의 선방으로 막힌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국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전반을 0-1로 마무리한 서울은 후반 김치우를 빼고 김현성을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후반 5분과 10분 고요한의 크로스에서 이어진 데얀의 헤딩, 몰리나의 정면슈팅이 모두 막힌데다 후반 14분 데얀의 페널티킥까지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서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서울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15분 아디가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왼쪽 측면에서 윤일록이 올려준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쳐내려다 넘어졌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아디가 그대로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1-1을 만든 것.
선제골을 허용한 후 침체된 분위기였던 서울은 동점골 하나에 곧바로 되살아났다.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베이징의 골문을 향해 거칠게 밀어붙이던 서울은 후반 24분 기어코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역전골의 주인공은 '중국 킬러' 윤일록이었다. 윤일록은 고요한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가 데얀의 머리에 닿지 못하고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 바로 벼락같은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만들어냈다. 골대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힌 이 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자, 서울의 8강 진출을 만들어낸 천금같은 골이 됐다.
리드를 빼앗긴데다 역전까지 허용한 베이징은 더욱 거칠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디와 공을 다투다 경고를 받은 카누테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후반 34분 부심의 오프사이드 휘슬을 무시한 채 슈팅을 날려 경고를 한장 추가한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그 대가로 카누테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고, 서울은 여유의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2-1로 경기를 뒤집은 서울은 이후 데얀을 빼고 한태유를 투입, 수비를 강화하며 베이징의 뒷심을 억눌렀다. 경기 종료를 불과 5분 여 앞두고 아디가 수비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한 장 더 받아 퇴장당하며 10대10의 경기가 됐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고명진이 텅 빈 골대를 향해 추가골을 꽂아넣으며 극적 역전승으로 ACL 8강 진출을 결정짓고 환호성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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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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