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KIA 감독이 스승 김응룡 한화 감독을 상대로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지키는 야구의 성과였다.
선 감독은 2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타선의 집중력과 투수진의 견고한 계투를 앞세워 8-2로 승리했다. 이로써 선감독은 통산 10번째로 500승 고지를 밟는 기쁨을 눌렸다. 나이는 만 50세 4개월 11일. 경기로는 8시즌 941경기만에 나온 승수이다.
선 감독은 삼성시절부터 강력한 불펜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를 펼쳐왔다. 선발진이 5회 또는 6회까지 리드만 지켜준다면 불펜진을 풀가동해 실점을 틀어막았다. 권오준, 안지만, 권혁, 정현욱이 중간을 지켰고 소방수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방정식을 정립했다. 삼성 재임시절 417승340패13무를 기록했고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0시즌을 마치고 삼성에서 해임됐고 1년 간의 야인생활을 거치는 아픔도 겪었다. 2011시즌 준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조범현 감독의 뒤를 이어 고향 KIA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2012시즌에는 투타의 주전들의 줄부상이 겹치면서 승률 5할에 실패했다. 18개의 최다 블론세이브에서 나타나듯 불펜의 붕괴로 빚어진 실패했다. 그럼에도 62승(65패6무)을 더해 500승에 -21승을 남겨놓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김주찬의 영입, 혹독한 동계훈련, 부상 주전들의 복귀를 앞세워 개막 초반 선두를 질주했다. 가공한 타력을 앞세워 승수사냥을 했다. 지키는 야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갑자기 주전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빚어진 공격력 저하로 전날까지 11경기에서 3승8패의 힘겨운 행보를 펼쳤지만 이날 낙승을 거두고 21승째를 채웠다.
이날은 트레이드로 보강한 사이드암 필승조 투수 신승현을 가동해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선감독은 지난 6일 최대의 약점인 불펜보강을 위해 김상현과 진해수를 내주고 SK에서 신승현과 송은범 투수를 영입했다. 이날 5-2로 앞선 6회2사후 신승현을 투입해 한화의 추가득점을 봉쇄했다. 최근 3승을 특유의 지키는 야구로 거두었고 500승 고지를 밟았다.
더욱이 상대팀 덕아웃은 해태시절 스승이었고 삼성에서도 감독과 사장으로 동고동락한 김응룡 감독이었다. 김응룡 감독이 작년 스토브리그에서 8년간의 공백을 딛고 현장 사령탑으로 복귀하면서 사제대결이 이루어졌다. 선 감독은 이날까지 스승과 벌인 4경기 모두 이겼다. 전날까지 통산 1487승을 기록중인 김응룡 감독은 1500승에 도전하고 있다.
선감독은 주장 김상훈에게서 축하 꽃다발을 선물받고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선 감독은 "오래하다보면 자연히 승수가 쌓여서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그동안 선수들이 잘해주었다. 이날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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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