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독히 길었던 4회....여지없는 투타 엇박자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1 21: 48

경기 초반까지는 흐름을 잘 잡았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타선이 짜임새 있게 돌아가며 역전했다. 2이닝만 더 버틴다면 승리 방정식대로 경기를 끌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4회에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
LG가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4-8로 패배, 올 시즌 삼성을 상대한 3경기를 모두 패했다. 이로써 LG는 시즌 21패(15승)째를 당하며 다시 5할 승률 –6이 됐고 37일 동안 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에도 투타의 엇박자가 발목을 잡았는데 이전과는 과정이 달랐다. 지금까지는 보통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타선이 침묵, 저실점 저득점으로 패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날 경기는 타선이 리드를 잡았음에도 선발진과 불펜진이 5회 이전에 모두 무너졌다. 삼성 선발투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의 제구 난조가 LG 마운드에 전염된 듯 4회 LG 투수들도 제구 난조로 무너졌다.

비록 경기 초반이지만 3회까지는 LG의 흐름이었다. LG는 1회말 선발투수 신재웅이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초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리드를 잡았다. 볼넷 두 개와 안타 두 개로 3점을 뽑는 경제적인 야구를 했다.
첫 타자 정성훈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정의윤의 좌전안타와 김용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윤요섭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첫 득점을 올렸다. 이어 손주인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 정의윤이 홈을 밟았고 이대형이 로드리게스의 초구 직구를 노려 1타점 중전안타를 작렬, 단숨에 3-1을 만들었다. 리드한 LG는 신재웅이 2회말 박석민을 1루 견제로 잡고 3회말 배영섭에게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4회에 전세가 역전됐다. LG는 4회초 2사 후 만루찬스를 만들었지만 바뀐 투수 차우찬에게 한 방을 날리지 못해 삼성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곧장 위기가 닥쳤다.
좀처럼 직구 로케이션을 잡지 못하던 신재웅이 몸에 맞는 볼로 첫 타자 정현식을 출루시키더니 연속 안타로 무사만루로 몰렸다. 임정우가 불을 끄기 위해 급히 마운드에 올랐으나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 허용으로 고개를 숙였다. 배영섭에게 플라이아웃을 유도하는 듯했지만 손주인의 콜플레이 미스로 허무하게 2점을 더 내줬다. 이후 LG는 5회말 채태인에게 투런홈런을 맞았고 사실상 승부의 추는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2회 집중력을 발휘했던 LG 타선은 차우찬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LG는 지난 시즌에도 삼성을 상대로 5승 14패, 2011시즌도 삼성에 7승 11패 1무로 뒤졌다. 지난겨울 삼성 마운드의 맏형 정현욱을 FA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삼성과 3대3 트레이드로 삼성으로부터 승리 DNA를 심으려했다, 그러나 올 시즌도 LG는 승리의 환호보다는 패배의 한탄이 잦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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