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김은 떠났지만, 마지막엔 모두가 웃었다.
21일 오후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에서 미스김은 계약기간이 종료되자 "수고하셨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와이장을 떠났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독특한 계약직 직원 미스김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와이장 식구들은 각자의 길을 가며 모두가 웃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날 무정한(이희준 분)을 비롯한 와이장의 식구들은 미스김을 잡기 위해 황부장을 주축으로 미스김 계약 연장 프로젝트까지 계획했다. 그러나 미스김은 마지막 날 근무가 끝나자마자, 환송회라도 하자는 와이장 사람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여느 때처럼 6시 칼 퇴근을 지켰다.

이에 정주리는 미스김을 따라와 "선배님도 같이 계시면 안 되나? 왜 꼭 3개월만 일하고 떠나시는 거냐"고 물었다. 미스김은 "비겁해지기 싫어서. 한 번 계약이 연장되면 또 다음 계약을 기대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혹시라도 회사에서 내쳐지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면서 언젠가는 비겁해 져야 하는 순간이 오거든"이라 답했다.
그는 이어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중요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건 넌 그냥 너의 길을 가면 되는 거야. 지난 3개월 동안, 그 힘을 얻었다면 그걸로 된 거야"라며 정주리에게 충고를 담은 격려를 건넸다.
이 충고를 진지하게 고민한 정주리는 계약 연장이 결정됐음에도 무정한에게 "내 미래만 생각하면 내가 더 필요한 곳이 있지 않을까"라며 계약 연장을 포기할 의사를 밝혔다.
한편 모든 사람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한국을 떠나려던 미스김은 물류센터에서 가스 누출 사고를 당한 장규직(오지호 분)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특히 재난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꺼내든 그의 모습은 여전한 능력자 미스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미스김은 장규직을 구했고, 장규직은 자신의 어머니 진미자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는 그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로 상처를 어루만졌다.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결국 미스김은 자신의 신조대로 한국을 떠났고, 시간이 지나 정주리의 편지로 와이장 식구들의 소식을 듣게 됐다. 무정한은 '엄마에게 잘하자' 뷔페의 성공으로 회사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정주리는 동화작가로 데뷔했으며, 계경우와 금빛나는 모두 회사에서 승진해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고과장은 회사를 퇴직하고 엄마에게 잘하자 카페의 15호점 주인이 됐으며, 장규직은 서울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자리를 지키며 행복한 삶을 살았다. 특히 방송 말미 미스김은 한국에 돌아와 장규직이 근무하는 물류센터에 계약직 직원 면접을 보러와 두 사람의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다.
'직장의 신'의 마지막은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미스김이 와이장에 남거나, 장규직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명 해피 엔딩에 가까웠다. 미스김의 표현처럼 모두가 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길'을 가게 되며 빛나는 전구의 삶을 살게 됐다.
eujen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