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선수가 된다면 당연히 기쁘겠지요. 그렇지만 먼저 제가 설레고 있는 것보다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에서 야구를 배웠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군입대한 뒤 그가 간 곳은 모교가 아닌 프로팀. 문을 두드려 신고선수로 입단한 우완 유망주는 북부리그 다승 공동 1위-평균자책점 2위까지 오르며 1군 무대 진입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신고선수 우완 유창준(24)은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길 바랐다.
부산중을 졸업한 후 일본 사쿠신고로 야구 유학을 떠난 유창준은 사쿠신대 3학년까지 마친 뒤 2010년 말 군입대를 택했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잊지 못하고 지난해 말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프로 선수로 서는 과정에 있다. 현재 유창준은 두산 퓨처스팀 선발 로테이션 붙박이 투수다.

올 시즌 유창준의 퓨처스 북부리그 성적은 6경기 4승무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뛰어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대 초중반으로 빠른 편은 아니지만 26⅔이닝 동안 단 6개의 볼넷을 내줬을 정도로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한다. 184cm 105kg로 탄탄한 체구를 갖춘 투수로서 밸런스도 확실히 잡혀있다. 현재 유창준은 1년 선배인 박민정과 함께 두산 퓨처스팀 투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다승 부문에서 선배 서동환, 경찰청 좌완 에이스 장원준(롯데)과 공동 1위이고 평균자책점은 경찰청 윤지웅(LG, 1.59)에 이어 2위다.
지난 21일 경기도 성남 상무야구장에서 만난 유창준은 “워낙 타자 형들이 잘 치니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내가 잘 던진 것이 아니라 타자들 덕분”이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중학 시절 이후 일본에서 야구를 배운 유창준은 한국과 일본의 아마추어 경험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오히려 한국보다 일본이 자율적인 면도 많았어요. 워낙 선수 인원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훈련 외에도 자신이 해야 할 연습량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되는 환경이더라고요.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니 자율적이라고 해도 선수 개인의 능력과 성실함이 오히려 더욱 중요했습니다. 기술적인 면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배웠습니다”.
2군 리그라고 해도 그에게는 처음 겪는 프로 무대다. 아마추어와는 확실히 다른 만큼 유창준은 “공이 조금만 높아도 장타를 허용하게 되더라. 뭐니뭐니해도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며 제구력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유창준은 “지난해 김경원-故 조성민 코치님은 물론이고 지금 고다 이사오-문동환 코치님께 투구 밸런스 등을 많이 배우고 있다. 그 덕분에 지금 그래도 이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제 장점이요?(웃음) 그렇게 장점이라고 꼽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열심히 하려는 것이 제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살리고자 합니다. 단점이라면 체력을 꼽고 싶어요. 아무래도 3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2년 간 실전 공백이 있었거든요. 경기 체력과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체력을 확실히 갖춰놓아야 합니다”.
신고선수의 목표가 정식 등록과 1군 입성인 것은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만약 6월 1일에 맞춰 1군에 오를 수 있다면 어떻게 뛰고 싶은 지 묻자 유창준은 “선발로 뛸 수 있다면”이라며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가 곧바로 답을 수정했다. 궁극적 목표를 위해서는 보직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1군에서 던지고 싶습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본 유학파 신고선수 유창준에게 오늘과 내일 하루하루는 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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