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부상으로 4달 쉬고도 행복한 고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22 06: 59

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이 부상으로 4달을 쉬고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구자철은 지난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독일에서의 세 번째 시즌을 마감하고 한국 땅을 밟았다. 아쉬움과 가능성이 공존했다. 부상 암초를 만나 곤욕을 치렀다. 분데스리가 34경기 중 13경기를 걸렀다. 하지만 21경기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 잔류에 힘을 보탰다. 시원섭섭할만 했지만 도리어 구자철의 표정은 밝았다. 이유가 있었다. 다음 시즌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분데스리가 다수의 클럽이 구자철을 원하고 있다.
구자철은 지난 2010-2011시즌부터 1시즌 반 동안 볼프스부르크에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 지난해 겨울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 이적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15경기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잔류전도사'로 거듭났다. 분데스리가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고심 끝에 올림픽 차출에 긍정적이던, 아우크스부르크와 1년 재임대를 선택했다. 신의 한 수였다. 주장 완장을 차고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 큰 꿈을 품었다. "2012-2013시즌 10개의 공격포인트가 목표"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넘쳤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 암초를 만났다. 리그, 월드컵예선, 올림픽 등 쉼 없는 출전으로 체력이 방전됐다. 발목 인대 부상으로 지난해 9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2달간 재활에만 매진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17경기 3골 2도움을 올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악몽이 재현됐다. 지난 3월 카타르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옆구리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2달 만에 복귀해 지난 11일 바이에른 뮌헨전과 18일 그로이터 퓌르트전서 교체 출전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향후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방향은 정해졌다. "3시즌을 뛰는 동안 내내 강등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제는 더 큰 도전을 하고 싶다. 주로 분데스리가 내의 여러 구단으로부터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제안을 받아 고심하고 있다"는 구자철은 "다른 곳보다는 분데스리가에서 더 도전하고 싶고, 미래 계획을 이뤄나갈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라며 청사진을 그렸다.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분데스리가에서 주가가 치솟았다. 2시즌 연속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덕이다. 심지어 분데스리가 외 타 리그 몇몇 구단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분데스리가에서 못다 이룬 꿈이 먼저다. 이제 몸에 맞는 옷을 고르는 일만 남았다.
구자철은 "이적료를 지불할 수 있는 분데스리가의 여러 구단들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적절한 팀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볼프스부르크와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 분명한 건 이전 시즌보다는 다른 시즌을 보내고 싶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라며 차기행선지의 밑그림을 밝혔다.
불과 1년 반 만에 180도 상황이 바뀌었다. 아우크스부르크로 탈출구를 모색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다. 부상으로 4달을 날리고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량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 구자철이 올 여름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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