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이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힘겨운 직장생활에서는 버티는 자가 강한 자라는 메시지도 남았다.
지난 21일 방송된 ‘직장의 신’ 최종회에서는 와이장의 계약이 끝나고 스페인에 돌아갔다가 1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은 미스김(김혜수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장규직(오지호 분)과의 러브라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특히 장규직이 있는 와이장의 지방 공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미스김의 모습에 의견이 분분하다. 최종회 부제, ‘돌아와요 미스김’처럼 미스김에 꼭 돌아오라고 부탁하던 장규직이 면접을 보는 상황에서 미스김의 모습을 상상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미스김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것인지에 대해서다.

작가는 최종회에서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극의 흐름에 발맞춰 소소한 에피소드를 타이트하게 나열했으며 이들의 러브라인은 열린 결말로 처리, ‘직장의 신’은 최종회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장규직은 ‘내 정규직해라’라는 만화 같은 고백으로 미스김에 마음을 전한 바 있다. 답이 안 나오던 마초적인 행동만을 일삼던 초반에서 사랑에 서툰 귀여운 남자의 모습을 보이다가 진미자의 죽음을 자책하는 미스김에 ‘당신 잘못이 아니야’라는 진정성 있는 위로를 건넨 장규직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면 나서지 않는 미스김의 차를 돌릴정도로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발휘했다. 이에 이들이 다시 만나 투닥거리면서도 행복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눈길을 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장규직은 너무나도 거침없었던 언행에 최악의 남자 주인공 캐릭터로 꼽히기도 했기 때문. 장규직은 '초딩멘탈'을 가진 인물로 미스김에 ‘꽃뱀’, ‘이용하고 버린다’ 등의 막말도 서슴지 않으며 계약직에 대한 비하를 넘어 인신공격까지 펼친 인물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복한 러브라인은 가당치 않다는 의견이다.
어느 쪽이 됐든, 작가가 시청자에 선물한 열린 결말은 ‘직장의 신’을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또 그 동안 특별할 것 없는 회사원들의 소소한 일상에서 공감대를 형성, 웃고 있으면서도 슬픈 힐링 드라마로, 두고두고 회자될 명품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또한 와이장 직원들은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한 결과, 무정한(이희분 분)은 마케팅 영업부의 팀장이 되며 표창을 받았고, 장규직은 좌천된 지방 공장에서 새로운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정주리(정유미 분)는 와이장의 계약을 거절하고 동화작가가 됐으며 철없이 화려했던 금빛나(전혜빈 분)는 ‘미스김화’되며 커리어우먼으로 거듭났다.
미스김은 퇴근했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와이장 직원들의 일상은 시청자에게 긴 여운을 남기며 마지막회까지 호평을 이끌어냈다. ‘직장의 신’ 후속으로는 ‘상어’가 오는 27일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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