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리즈·주키치, 이제는 일어나야 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2 10: 20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팀이 좀처럼 브레이크 페달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들마저 무너져버리면, LG의 2013시즌은 이대로 종료될지 모른다.
LG가 21일 삼성과 대구 원정 3연전 첫 경기서 4-8로 패했다. LG는 2회초 안타 2개로 3점을 뽑는 응집력을 발휘, 경기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4회 순식간에 마운드와 수비가 흔들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 세 번의 삼성전을 모두 내줬고 시즌 전적 15승 21패를 기록하며 다시 5할 승률 –6으로 내려앉았다.
LG는 지난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대전 한화전 3연승 이후 연승이 실종된 상태다. 만일 이날 리드를 2이닝만 더 가져갔어도 불펜 필승조를 가동, 37일 만에 연승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LG는 지독한 투타 엇박자를 극복하지 못해 루징시리즈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마운드의 분전으로 저실점 저득점 경기 양상으로 패했지만 이날은 마운드와 수비가 함께 무너지며 일찍이 백기를 들었다. 

최근 20경기 5승 15패의 추락 속에서도 마땅한 반전카드가 없는 상황. 일단 LG 김기태 감독은 3연전 남은 두 경기서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 외인 원투펀치를 선발투수로 내정했다. 둘의 활약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고 최근 팀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지만, 이들의 경험과 재능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태다.
사실 리즈와 주키치는 올 시즌 어느 팀 외인듀오 못지않은 활약을 펼칠 것 같았다. 2011시즌 한국무대 첫 시즌부터 나란히 두 자릿수 선발승을 올린 둘은 지난 2년 동안 한국무대를 경험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빠른 공 하나로 주목받았던 리즈는 한국 땅을 밟은 뒤 투구밸런스, 변화구 구사력과 제구력, 1루 주자 견제, 땅볼 처리 능력 등 모든 부분이 더 나아졌다. 주키치 역시 좌타자에게 약했던 것을 2012시즌에 극복했고 지난겨울에는 개인훈련에 매진하며 체력문제를 해결하려했다. 실제로 주키치는 올 시즌 부진한 성적과는 별개로 패스트볼 구속이 올라갔다.
하지만 리즈와 주키치 모두 지난 두 시즌보다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둘은 지난 4월 12일 이후 11경기서 선발승 없이 8연패에 빠져있다.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어야할 원투펀치가 연패에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선발진 불안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리즈는 좀처럼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팀이 리드를 잡은 다음 이닝에 번번이 역전을 허용한다. 투구수 70개 내외에서 급격히 제구력이 흔들리는데 한번 제구력을 잃어버리면 경기 끝까지 찾지 못한다. 그러면서 최근 6경기 연속 승리투수 요건조차 만들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주키치는 리즈보다 심각하다. 평균자책점이 5.02에 달하는 가운데 자신의 장점을 모두 잃어버렸다. 볼넷대 삼진 비율이 18:22로 정교한 제구력이 사라졌고 이닝 소화력도 경기당 5⅓이닝에 그쳤다. 피안타율 2할8푼5리로 이제는 더 이상 상대 타자들이 주키치의 독특한 투구 폼과 변화무쌍한 컷 패스트볼에 당황하지 않는다. 결국 주키치는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컨디션 점검차 17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당시 2군 코칭스태프는 주키치를 두고 “여전히 좋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둘은 어떻게든 반격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올 시즌 LG 선발투수 중 이들보다 1군 무대 선발경험이 많은 이가 없고 구위 하나만 보면 둘은 여전히 선발진 5명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통산 삼성전 성적이 좋았던 것도 희망을 갖게 하는 부분. 리즈는 삼성과 12번 맞붙어 2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5, 주키치는 삼성과 7경기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17을 올리는 중이다.
프로는 엄격한 비즈니스 관계로 얽혀있다. 특히 타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자국 선수보다 냉엄한 잣대를 적용받기 마련이다. 아무리 지난 몇 년 동안 ‘효자 용병’이었다고 해도 지금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팀을 떠날 수밖에 없다. 리즈와 주키치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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