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알로마’ 김동한, “이제 야구가 재미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22 10: 40

“가끔씩 지루할 때도 있기는 해요. 그래도 지금은 야구가 잘 되니까요. 재미있어요”.
비록 퓨처스리그지만 그래도 리그 내 공수주 최고의 2루수로 꼽기 충분하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코치로 재직했던 감독이 가장 강력 추천하는 유망주. 퓨처스리그의 로베르토 알로마 김동한(25, 두산 베어스)은 두꺼운 야수층에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야구에 매달렸다.
장충고-동국대를 거쳐 지난 2011년 8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동한은 이미 데뷔 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는 똘똘한 2루수 요원으로 평가받았다. 팀 내 평가는 물론이고 타 팀에서도 칭찬하는 2루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에는 27경기 3할8푼(2위) 2홈런 17타점 13도루(1위)를 기록 중. 4월에는 4할대 맹타를 터뜨렸을 정도로 탈2군급 내야수가 되었다.

타 팀으로 가면 1군 풀타임 멤버가 되기 충분한 김동한이지만 하필 내야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이다. 2루만 봐도 오재원, 최주환, 허경민이 각축을 벌인다. 2000년대 후반 주전 2루수였던 고영민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재활군에 있으나 건강한 몸 상태라면 1군 라인업 붙박이다. 3루도 소화가 가능한 김동한이지만 원래 포지션에 선수가 넘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매년 나아지는 것 같아요. 공수주 전체적으로 제가 생각하기도 타율도 높아졌고 도루 능력도 많이 늘어간다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30도루를 목표로 삼았는데 23도루라 아쉬웠거든요. 올해는 40개 목표로 열심히 뛰려고 합니다”.
과거 긴테쓰 코치로 10년 넘게 재직했던 송일수 퓨처스팀 감독은 김동한에 대해 “저 친구는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 우리 퓨처스팀 최고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 기본기를 중시하는 지도자 입장에서 가장 팀 전략에 마침맞은 야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다시피 두꺼운 내야 선수층은 김동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잠깐 1군 맛을 본 김동한은 10경기 3할7푼5리(8타수 3안타) 2도루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한때는 거의 대부분 2군에 있다보니 지루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이곳에서 야구가 잘 되니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상황을 탓하기보다 이곳에서 누구나 탐 낼만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입니다. 상무나 경찰청도 탐낼 수 있을 만큼요. 올해 끝나면 2차 드래프트도 있으니 열심히 해야지요”.
2군의 눈물 젖은 빵을 씹고 성공하는 선수들 대부분은 긍정적인 사고와 야구에 대한 대단한 투지를 갖고 있었다. 이들이 결국 인동초처럼 1군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고 또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바늘 구멍만큼 좁은 경쟁의 문 앞에서 김동한은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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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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