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넥센, 박병호 피하면 강정호 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5.22 05: 59

4번타자도 피해갈 수 없는 타선을 가진 팀이 넥센 히어로즈다.
넥센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강정호의 결승 스리런 등 3안타 6타점 활약에 힘입어 15-7 대승을 거두고 선두 삼성을 반 경기 차로 바짝 쫓았다.
희비는 초반부터 갈렸다. 두산은 1회 2사 3루에서 박병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고의사구는 아니었으나 쉬운 공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맞이한 강정호는 한번의 헛스윙 후 김상현의 139km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우익수 뒤 담장을 넘겨버렸다.

5월 들어 강정호는 1할대까지 타율이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공에 엉뚱하게 배트가 나가면서 삼진이 많아졌다. 상대팀들이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박병호를 거르고 강정호를 상대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들은 강정호가 승부욕이 강한 타자라는 것을 간과했다.
강정호는 11일 목동 SK전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SK는 2-1로 앞선 8회말 2사 1,2루에서 박병호를 고의사구로 출루시켰다. 이전까지 5월 타율 1할6푼7리였던 강정호는 2사 만루에서 2타점 역전 결승 적시타를 때려내며 '클린업'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경기 후 강정호는 "나는 그런 상황(득점권 주자)을 즐긴다. 앞에서 병호 형이 고의사구로 나갔기 때문에 나를 상대할 것이라고 생각해 승부처라고 여기고 마음 편하게 쳤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매년 득점권 타율이 꾸준하게 3할을 넘기는 해결사형 타자다.
강정호의 승부욕은 슬럼프를 부르기도 하지만 스스로 슬럼프를 이겨내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이제 어느 팀이든 박병호를 쉽게 내보내고 강정호를 상대하기 힘들다. 그런데 사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 뒤에는 조용히 강한 홈런 2위 이성열, 득점권 타율 1위 김민성도 있다. 상대팀이 바라보는 넥센 타선은 그래서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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