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KIA는 우승후보인가.
최근 KIA의 전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눈길이 많아지고 있다. 이리보면 우승후보인데 저리보면 우승후보는 아니다. 투수진은 힘이 생겼지만 공수주의 힘이 부쩍 떨어지고 있다. 우승전력과 비 우승전력의 중간지대에 있다. 그 간극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한화와의 광주경기를 보자. 스코어는 8-2 낙승이었지만 전형적인 양극화 야구를 했다.
▲강팀의 마운드

선발 양현종이 6회2사까지 버텼다. 퀄리티스타트는 실패했지만 7안타를 맞고도 2실점으로 버텨 5승을 챙겼다. 한화의 안타는 빗맞은 안타들이 많았다. 그만큼 양현종의 구위는 뛰어났다. 최근 2경기에서 승수를 챙기지 못했지만 이날은 웃었다.
양현종이 6회까지는 막을 수도 있었지만 선동렬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은 빨랐다. 5-2로 앞선 6회초 2사2루에서 곧바로 이적생 필승조 신승현을 투입했다. 신승현은 이대수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다음타자를 1루수 땅볼로 솎아냈다. 이어 7회에서는 한화의 클린업트리오 최진행, 김태균, 김태완을 가볍게 막았다.
선동렬 감독이 원하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를 펼쳤다. 선 감독은 신승현을 가리켜 "복덩이"라고 표현했다. 오자마자 필승조 투수로 나서 3홀드를 챙겼다. 이어 언더핸드 유동훈과 좌완 박경태가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매끄러운 마운드는 강팀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최근 3승은 모두 지키는 야구를 내세운 것이었다.
▲약팀의 공수주
2회 동점을 내주는 수비도 아쉬웠다. 선발 양현종은 김태균과 김태완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1사후 정현석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졌다. 나지완은 깊은 수비를 하느라 미쳐 잡지 못했고 과감하게 달려드는 김선빈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초기 타구판단을 제대로 했다면 포구가 가능 했던 타구였다.
5회말 3-2로 앞선 KIA 공격. 두 점을 추가하고 맞이한 1사 만루 찬스였다. 홍재호는 한화 투수 안승민을 상대로 갑자기 기습번트를 댔다. 3루주자 이범호의 움직임을 생각하면 스퀴즈번트는 아니었다. 번트타구는 투수앞으로 굴러갔고 안승민이 가볍게 홈에 볼을 던져 여유있게 3루수자를 포스아웃시켰다. 그리고 홍재호는 스리피트 아웃처리됐다. 승부를 결정내는 순간 병살이 되버린 것이다.
6회말 공격은 번트공격이 아쉬웠다. 차일목과 김원섭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뽑고 무사 2루 기회. 타석에 들어선 이준호는 번트에 실패했고 결국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귀중한 추가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상대가 1위 삼성, 2위 넥센이었다면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주전들의 부상이 연쇄적으로 공수에서 빈틈들이 생기고 있다. 최근 8패의 이유였다. 두텁지 못한 선수층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팀과 약팀의 면모를 동시에 갖고 있는 KIA는 과연 우승의 길목에 접어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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