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은 제 2의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될까. ‘예체능’에 출연한 일반인들의 순박한 모습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강호동, 이수근, 최강창민, 이병진 등 ‘예체능’ 팀은 지난 21일 방송된 ‘예체능’에서 대구 월성동 유나이티드 볼링 팀과 대결을 벌이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이날 첫 원정경기에 ‘예체능’ 팀은 긴장감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병진은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가는 길에도 “입영열차보다 더 떨린다”고 표현할 정도. 그런 ‘예체능’ 팀의 긴장에 찬물(?)을 끼얹은 이가 있었으니, 판매대를 이끌고 기차 복도를 지나가던 승무원이었다.

“본방을 봤다”던 이 승무원은 "오늘 승부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묻는 강호동의 질문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이길 것 같지는 않은데"라며 냉정하게 답했다. 이에 강호동은 “그래서 이긴다, 진다?"라고 되물었고 승무원은 단호하게 "진다"고 답했다. 또한 승무원은 또 다시 강호동이 "몇 대 몇?"이라고 묻자 "4대 0"이라고 거침없이 대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예체능’ 팀의 상대팀인 유나이티드 멤버들 역시 개성 있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줬다. 선수 소개 시간 처음으로 등장한 중학교 체육 교사인 여성 참가자는 “그냥 체육교사 아니라 예체능 부장이다”라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MC 강호동의 요청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췄고, 급기야 이수근과 함께 댄스 스포츠를 추겠다며 그를 붙잡고 열정의 댄스를 선보여 웃음을 줬다. 이에 이병진은 “죄송한데 선생님은 도핑 테스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해 또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그 뒤를 이어 참가한 볼링 10년 경력의 중년 남성 참가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함께 왔냐”는 질문에 “오늘 불행하게도 가족들이 못 나왔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부친의 제삿날이었던 것. 제사도 팽개치고 대회에 나온 이 참가자에게 ‘예체능’ 팀은 “왠지 미안하다”고 말했고, 참가자는 “하늘에 계신 아버님께 허락받고 왔다. 미리 와서 허락해 주시더라. 오늘 뜻 깊은 자리 열심히 재미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들었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으로 웃음을 안겼다.
자신의 강아지 이름을 호동이로 지었다는 중년의 여성 참가자 역시 소박한 모습으로 큰 웃음을 줬다. 강호동의 엄청난 팬으로 알려진 그는 “호동 씨가 안 나와 ‘1박2일’도 안 본다”고 말해 강호동을 당황하는 동시 이수근의 반발을 얻어 폭소를 자아냈다. 이외에도 자신의 17년산 꿀복근을 거침없이 보여준 중년 남성 참가자, 아들같은 최강창민의 팬이라며 수줍게 표현한 20년 구력의 중년 여성 참가자, "프로도 못 친다는 사이드 훅을 친다"며 자랑을 하다 진짜 프로의 등장으로 무안을 당한 남성 참가자들까지 일반인 참가자들은 꾸밈없는 모습으로 안방에 자연산 웃음을 선사했다.
의외의 게스트들과 일반인 참가자들까지, '예체능'은 예능의 불모지에서 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듯 신선한 재미를 주는 다크호스들을 찾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신선함이 '안녕하세요'처럼 시청자들에게도 장기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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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