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역전의 명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당시 전북 현대를 뜻하는 애칭은 '역전의 명수'였다. 전북은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 대결까지 역전의 역전을 펼치며 아슬아슬하게 결승전까지 진출, 구단 사상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북은 각 조 당 1개 팀만이 8강에 오르는 상황에서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조 1위 다롄 스더(중국)에 승점 2점이 부족한 2위였다. 하지만 8강행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전북은 최종전 상대였던 다롄을 3-1로 완파하며 당당하게 조 1위로 등극, 8강행을 따냈다.

8강과 4강은 더욱 짜릿한 역전이 펼쳐졌다. 8강에서는 상하이 선화(중국)와 1차전에서 0-1로 패배한 후 2차전에서 4-2로 역전해 4강에 올랐고, 4강에서는 울산 현대를 상대로 1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한 후 2차전에서 4-1로 역전해 결승전에 올랐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결승전에서 알 카라마(시리아)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다시 한 번 역전극을 써내려 갈 준비를 하고 있다. 22일 일본 가시와서 열리는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그 무대다. 전북은 1차전 홈경기서 0-2로 패배하며 8강행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다. 2차전에서 2-0으로 이겨 연장전 승리를 노리거나, 3골 이상을 넣어 2골 차 이상 승리를 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김정우와 서상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하지만 전북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차전에서 0-2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경기의 주도권은 전북이 쥐고 있었다. 문전에서의 결정력이 떨어져 아쉽게 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파비오 전북 감독 대행은 "1차전에서도 부상자가 많았다. 1차전 이후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가 없다"면서 "그 때와 같이 똑같은 준비와 훈련을 했다. 1차전에서 23개의 슈팅을 한 것은 공격진이 기회를 많이 잡고 잘 했다는 것일 것이다. 그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차전과 같이 공격적인 전술로 가시와를 밀어 붙일 것을 예고했다.
공격진의 컨디션도 괜찮은 편이다. 주포 이동국은 "벼랑 끝이지만 마지막에 몰려 있는 경기가 더 재미있는 법"이라며 "드라마처럼 전북 극장을 만들어 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 팀만 만나면 아드레날린이 솓구친다는 이동국은 지난 4월 우라와 레즈(일본)와 조별리그 원정경기서 1골 2도움으로 팀의 3-1 역전승을 이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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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