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에이스' 배영수(삼성)는 21일 현재 다승 부문 단독 선두(6승)를 질주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승왕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차지하고 싶다"는 그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타선 지원과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 들어 화끈한 공격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달 7일 대구 NC전 이후 6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지만 마음이 편한 건 아니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 배영수는 21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지는 것보다 이는 게 좋긴 하지만 이닝 소화를 너무 못했다. 그게 아쉽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올 시즌 8차례 등판 가운데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세 차례 뿐.

14일 잠실 두산전과 19일 마산 NC전서 5이닝씩 던지며 승리를 챙겼다. 배영수는 아내 박성희 씨에게 "2000년 데뷔 후 이렇게 6승을 가볍게 한 적은 없었다. 너무 잘 풀려 무섭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자 박 씨는 "그동안 고생했으니 괜찮다"고 어깨를 다독였다.
배영수는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주역. 특히 2006년 팔꿈치 통증 속에서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2승 1세이브 1홀드(평균자책점 0.87)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듬해 1월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 배영수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지금껏 봤던 환자 가운데 가장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했을 만큼 통증이 심했다. 150km를 넘나들던 직구 스피드가 140km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제 한 물 갔다' 또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등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이대로 무너질 순 없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며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수 년간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만큼 이젠 활짝 웃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의미였다.
배영수는 19일 마산 NC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으나 타선의 도움 덕분에 시즌 6승째를 따냈다. "감독님께서 많이 참아주셨다. 정말 죄송하다"는 배영수는 "아내 또한 '오늘 경기는 잊고 다음에 많이 던지면 된다'고 위로해줬다"고 전했다.
배영수는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 출격할 예정. 이번 만큼은 누가 봐도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완벽투를 뽐낼 각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