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잭팟' 터트린 정현욱의 한결같은 자기 관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5.22 10: 28

수년 간 무명 생활 끝에 FA 잭팟을 터트렸지만 초심을 잃지 않았다. LG 트윈스 투수 정현욱(35)이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 시절 대구 홈경기가 열리기 전 경산 볼파크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빼놓지 않을 만큼 성실한 선수로 잘 알려진 정현욱은 잠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오전 11시에 야구장으로 출근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한다. 팀내 최고참급에 속하지만 마음가짐은 신인 선수와 다를 바 없다.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는 "야간 경기가 있는 날에는 오후 3시에 훈련을 시작하는데 현욱이는 항상 오전 11시에 나와 혼자서 운동한다"고 엄지를 세웠다.

자신이 정해놓은 훈련량을 소화한 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정현욱은 시내에 나갈때면 가장 먼저 가는 곳이 대형 서점이다. 그는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전달하는 스타일. 그 밑바탕에 책이 있었다.
그는 "어릴적부터 책보는 것을 좋아했다. 흔히 운동 선수들은 무식하다고 말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면 열심히 배워야 한다"며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 하나 모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느 정도 대화할 수준은 돼야 한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틈날때면 책을 보라고 말한다"고 설명하기도.
김 코치는 "선수들이 본받을 부분이 참 많다. 야간 경기를 소화하고 다음날 오전 11시에 나온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정현욱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장 확 바뀌는 건 아니지만 정현욱의 그러한 모습이 조금씩 퍼져 정현욱처럼 몸관리를 하면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 아무리 타고난 몸상태가 좋아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없다. 김 코치는 "몸이 좋아도 빨리 그만 두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대부분의 투수들이 은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부상 때문"이라며 "일찍 나와서 그렇게 하는데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큰 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욱의 주무기는 돌직구도 커브도 아닌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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