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한 월드, 공감은 필요없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5.22 11: 22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임성한 월드가 다시 펼쳐졌다. 스타작가이자 문제적 작가로 통하는 임성한의 신작 MBC 새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는 방송 2회만이 전파를 탔음에도 '역시 임성한표 드라마'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임성한 월드에 동참한 시청자들에게는 공감보다 자극이 더 큰 관람 동력임도 발견할 수 있다.
 
'오로라 공주'는 첫 방송에서부터 아슬아슬한 19금 수위 장면 속에 불륜이 다뤄졌으며 출생의 비밀이 언급되는 복선도 놓여져 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침대에 누워있는 황마마(오창석 분)를 두고 누나들이 불경을 외우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펼쳐져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이어 방송된 2회에서는 역시 오금성(손창민 분)과 박주리(신주아 분)의 강도 높은 스킨십이 전파를 탔으며 도도하면서 야무진 막내딸 오로라(전소민 분)는 오빠 오금성의 불륜 뒷조사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등장인물들의 하나 같은 속사포 말투, 재벌집 배경, 종교 언급, 완벽 엄친아 등 임성한 작가가 즐겨쓰는 코드들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등장한다. 이런 임성한의 가족극은 취향이 극명히 갈린다는 특징이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설정 속 황당한 전개'란 악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임성한 월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여전히 건재하다. 왜 그럴까?
임성한 월드가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평이다. 비록 2회 시청률은 소폭하락했지만 첫 방송은 11.0%라는 쾌조의 출발을 보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임성한의 작품은 호불호가 나뉘어져 있어도 기본적으로 ;보고 싶다'라는 욕구를 자아내는데 이는 '공감'보다는 '그들만의 세계'를 보는 관찰자적 재미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 매번 화제가 되고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족극이긴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제공하기 보다는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을 보는 재미를 준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화나 미술작품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처럼 임성한 작가의 차별적인 필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다. 영화계에서 관객들의 취향이 갈리더라도 '홍상수 월드'가 존재하는 것처럼 '임성한 월드' 역시 마니아들이 있는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임성한 작가 작품들의 감상평을 보면 등장인물에 깊게 공감하고 이입해서 쓴 글 보다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 세계 자체를 논하는 반응들이 많다. 한 드라마 작가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에서 항상 등장하는 재벌, 종교 소재 등을 두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작가나 예술가의 소재 선택 자체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임성한 작가의 전작 SBS '신기생뎐'에서는 등장인물의 눈에서 일명 '레이저'가 나오는 장면이 두고두고 회자됐다. '이번에도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 아니냐'라는 웃지 못할 시청자 반응도 있지만 이것은 '임성한 월드'에서만 가능한 농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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