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샵’ 송재림 “아이돌과 연기, 젊은 기운 받았죠” [인터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5.22 15: 15

배우 송재림은 지난해 초 방송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운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말없이 왕 옆을 지키는 우직한 신하인 운은 송재림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알렸고 지금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에 기여했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 본 송재림은 훨씬 상냥하고 가벼웠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에 요즘 말로 ‘허당기’까지 가지고 있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긴 머리와 무사 옷 대신 짧은 머리와 가벼운 캐주얼 차림을 한 송재림과 만났다.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송재림은 봄 기운을 몰고 온 듯 상큼했다. 그는 머리를 자르고 이미지 변신을 한 이유에 대해 “한물간 록스타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재치 있는 답을 내놓았다.
“긴 머리가 정말 지겨웠어요. ‘해를 품은 달’이 끝나고 긴 머리 역할을 하나 더 하자는 회사 의견도 있었는데, 더 이상 미련이 없다고 했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긴 머리 남자는 제약이 많아요. 연기를 하다 보면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일이 많고, 프레임이라는 틀 안에서 제가 다시 머리라는 틀을 만드니까 핸디캡이 생기더라고요.”

말문을 열기 시작한 송재림은 꽤 조리 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배우였다. 말 없이 눈빛으로 연기하는 운과는 달랐다. 그런 그에게 대사 없이 운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힘들었던 기억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함께 드러냈다.
“운을 연기하는 것, 정말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인데, 소설은 특성상 글로 내면을 서술할 수 있지만, 영상은 그걸 그대로 배우 혼자서 표현해야 하잖아요. 감정적으로 많이 기댔던 것 같아요. 운이라는 인물과 교감했다고 해야 할까요. 운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죽자고 달려드는 것보다 한발 물러서는 인물이죠. 저도 그런 스타일이거든요.”
송재림은 지금보다 어린 시절 모델로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탄탄대로였던 모델 일을 접어두고 연기자가 됐다. 이에 대해 추진력 있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는 “팔자대로 온 것일 뿐”이라는 조금은 철학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지인의 권유로 모델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젊은 날의 방황이 시작됐죠. 모델일이 의외로 재미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연기가 훨씬 재밌는 일이에요. TV나 영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이니까 영상과 이야기에 대한 매력은 느꼈지만 연기자가 돼야 겠다는 어떤 터닝포인트 없이 많은 시간을 허비했었죠. 물론 지금은 연기를 사랑하고 즐겨요.”
분위기를 바꿔 그에게 새 드라마인 케이블채널 MBC퀸 드라마 ‘네일샵 파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이미 모든 촬영은 끝난 상황. 이야기 전개에 대해 그에게 살짝 물었을 때 “반전이 있다. 기대해도 좋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개그가 난무했던 현장이죠. 카매라 감독님이 장난스럽게 쳐 주시는 멘트들이 진짜 웃겨요. 분위기가 다운 될 틈이 없어요. 거기다가 아무래도 젊은 아이돌 친구들과 함께 연기를 하니 젊은 기운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규리와도 성격이 잘 맞았어요. 일본에서 어느 정도 인기가 오른 친구라서 도도할 줄 알았는데 전혀. 열심히 하고 똑똑한 친구고, 착하고 귀여운 남동생 같아요. 드라마 속에서 남장을 해서 더 편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송재림은 ‘네일샵 파리스’에서 남자 네일리스트인 케이 역을 맡았다. 훤칠한 키에 남자다운 얼굴인 그가 여성의 손톱을 손질한다? 잘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다. 이런 말을 꺼내자 송재림은 직접 기자의 손톱을 들여다보며 네일아트 전문 용어를 쏟아냈다. 인터뷰 장소 첫 등장 이후 또 한 번의 반전이다.
“드라마 하기 전에는 손톱을 기능적인 것에만 맞췄었죠. 근데 네일을 배우기도 했어요. 배운 거 지금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고요. 물론 처음에 역할을 받았을 때는 걱정이 앞섰죠. 생각지도 않던 거니까. 근데 또 색다른 재미가 있었어요.”
송재림은 오는 8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투윅스’에 캐스팅됐다. 이번에는 카리스마 있는 킬러 역할이다.
“첫 인상이랑 눈매 때문에 그런 역할을 주로 맡는 게 아닌가 해요. 누구를 쫓고, 죽여야 하고 그런 인물들이요. 그게 저만의 개성이기도 하니까, 좋은 거 같아요. 제가 꽃돌이는 아니잖아요?(웃음) 제가 가진 마이너적인 요소가 저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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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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