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위기론? 모든 게 다 강호동 때문인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5.22 15: 24

방송인 강호동은 정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로 불렸던 강호동에 대한 날선 시선들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호동이 진행 중인 예능프로그램들이 예전만한 파괴력과 시청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강호동이 이끄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과 대결을 벌이는 KBS 2TV ‘우리 동네 예능과 체육의 능력자’를 시작으로 MBC 토크쇼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과 ‘놀라운 대회 스타킹’까지 4가지다. 잠정 은퇴 선언 전과 마찬가지로 지상파 3사 프라임 시간대를 책임지고 있지만 강호동만 출연하면 시청률이 보장되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들 프로그램 중 어느 하나 두자릿수의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이 없다. 그 중 그의 장기인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맨발의 친구들’이 시청률 4%대로 고전 중이라는 게 타격이 크다. 운동선수 출신인 강호동의 열정적인 진행과 건강한 이미지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재미를 한껏 올리는데 한몫을 했기 때문. 또한 한때 30%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무릎팍도사’는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투게더3’에 밀려 낮은 시청률을 보이며 장수 토크쇼의 명맥만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강호동의 단물이 빠졌다고도 하고, 특유의 열정 넘치는 진행이 지금의 방송 흐름에 맞지 않다고도 한다. 어떤 이들은 그가 방송을 쉬는 1년 동안 예능감을 잃었다고도 폄훼한다. 물론 시청률과 화제성을 봤을 때 강호동에 대한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찌됐건 과거에는 그의 이름만 갖다붙이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강호동의 프로그램들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데는 강호동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강호동에 대한 일부의 혹평은 모든 책임소재가 그에게 있는 것처럼 비쳐지며 가혹한 측면이 많다.
프로그램이 인기가 없다고 강호동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몰리는 것은 강호동과 같은 대중의 소구력을 갖춘 메인 MC 하나만 있으면 모든 방송 프로그램이 성공한다는 방송가의 획일적이고 안일한 의식에서 비롯된다. 한때는 어떤 스타만 출연하면 덮어놓고 채널을 고정하던 시청자들이 존재했기에 스타마케팅이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찹찹찹’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어대는 윤후와 같은 아이가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도무지 예측불허의 시대다.
사실 강호동에 대한 여론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를 좋아하는 시청자가 있으면 그를 지극히도 꺼리는 시청자가 존재한다. 다만 과거와 달리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낮은 시청률 탓에 그를 꺼리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부각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강호동은 방송인으로서 소구력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예능계의 흐름을 놓치고 안주하는 것도 아니며, 새로운 도전을 기피하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참신한 기획도 없이 강호동만 덜렁 내세운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진도 이미 오랜 방송으로 인해 누수가 생긴 곳을 흘려버리고 있는 기존 프로그램의 제작진도 강호동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강호동이라는 카드를 사용하고도 재미를 뽑아내지 못하는 제작진에게 화살이 돌아가야 한다. 언제까지나 강호동을 방패막 삼아 뒤에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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