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궈안이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서 FC 서울에 1-3의 완패를 당한 베이징 궈안(중국)은 경기 후 추태를 부렸다.
베이징 선수들이 분노를 풀어낸 대상은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자신이 아니었다. 베이징은 말 못하는 락커룸을 상대로 분풀이를 했다. 작전 지시를 위한 백보드가 무너졌고, 휴지통은 축구화를 신은 발에 걷어차였다. 락커룸 곳곳에 화를 참지 못하고 무언가를 휘두른 흔적이 역력했다. 움푹 패이고 꺼진 흔적에 선수대기실 팻말까지 잡아뜯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분노의 흔적을 남겨놓고 경기장을 떠났다.

그러나 이들은 홈페이지서도 K리그 클래식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 분명 고유명사인 'FC 서울'이라는 명칭을 뒤로하고 '서울 FC'로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서울이라는 팀명으로 대신하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FC 서울' 대신 '서울 FC'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상대 국가의 리그와 팀을 무시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베이징은 경기 전망에 '서울 FC'라고 쓴 것을 시작으로 스코어 보드에도 엠블럼과 함께 또 '서울 FC'라고 사용했다. 한번 정도라면 실수일 수 있지만 이는 분명 타국리그에 대한 무시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
서울 구단 관계자는 "이미 중국팀들에게 명칭에 대해 여러차례 요구를 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경우 요지부동인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중국리그가 다시한번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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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궈안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