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는 스타들의 '속풀이 예능'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모양새다. 하지만 모든 스타들이 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것만은 아니다.
많은 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때로는 눈물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배우 설경구의 폭풍 오열을 봤고, 김강우의 배우로서의 고민과 이효리의 변화에 공감했으며 이병헌의 러브스토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연예인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안철수 등 정계 인사들도 대선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목스님이 출연했고, 축구선수 기성용이 MC 한혜진에 설레여하는 것도 봤다.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놀라운 섭외력을 자랑하는 '힐링캠프'는 아직까지도 누가 출연하느냐 자체가 화제가 된다.

하지만 시간이 거듭되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힐링인가'가 문제시 될 때가 있다. 연예인 본인에게는 '말을 함으로써' 치유의 시간을 갖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감정을 이입해 힐링의 효과를 얻는다. 그러나 이 힐링이 진짜 울림을 전달해주지 못할 때나 의도치 않은 결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자기 해명의 시간, 스타 이미지 쇄신을 위한 방송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최근 가수 장윤정의 감춰진 가족사가 공개됐다. 이미 사전 유출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른 후라 더욱 관심을 모은 터였다. 장윤정은 방송에서 화끈한 성격만큼 과감하게 돈에 얽힌 가족간의 문제를 밝혔다. 확실히 용기있는 선택이었고 본인에게는 충분히 힐링이 됐을 수도 있겠지만, 방송에 이어 등장한 동생 장경영 씨의 인터뷰는 어쩐지 가족간 폭로전이 돼 가는 양상이라 시청자들에게는 힐링과는 반대의 느낌을 주고 있다.
'무작정 힐링'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영화 개봉을 앞둔 스타들이 홍보차 많이 출연하는데,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특히 자기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하는 '말 잘하는' 연예인들에게는 한 번쯤 나가고 싶은 예능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한 톱스타는 출연이 거론됐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힐링할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해당 배우 관계자는 "힐링할 게 없는데 억지로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이면 누구나 고통의 시간이 있고 인생에 굴곡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굳이 '힐링'이란 명목 하에 시청자들에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물론 이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예능프로그램 출연이라 생각하며 임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가 특별히 힐링할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시간을 갖는 것은 결국 누구를 위한 힐링의 시간인가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기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이 화제로 이어지고 이미지 상승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알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힐링이 필요할 지는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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