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히든싱어'는 어떻게 종편 꼬리표를 뗐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5.22 17: 40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과 ‘히든싱어’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썰전’에 대한 반응이 뜨겁고, ‘히든싱어’는 4%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종편예능프로그램의 새 기록을 쓰고 있다.
그간 종편 예능 중 높은 시청률을 얻었던 건 주로 집단토크쇼였지만 ‘썰전’과 ‘히든싱어’는 이 같은 포맷이 아니고서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천편일률적인 종편 예능 사이에서 프로그램 특유의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은 셈이다. 
◆ ‘히든싱어’

‘히든싱어’는 가수와 그를 따라하는 모창자가 블라인드 뒤에서 가수의 노래를 한 소절씩 나눠부르고 원조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현재까지 12회분이 방송된 가운데 박정현, 백지영, 김경호, 이문세, 장윤정, 김경호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출연했다.
‘히든싱어’의 인기는 포맷의 파격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른바 ‘짝퉁’ 가수 틈바구니에서 원조 가수가 자기 목소리의 개성을 어필하려 애쓴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신선하다. 가수들 사이의 금기를 넘어서는 이 같은 파격은 ‘히든싱어’가 확보한 분명한 오리지널리티.
시기도 좋았다. MBC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등 톱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연이 점차 힘을 잃어갈 때, 이를 교묘하게 비튼 포맷이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는 데 적중했다. 명곡을 라이브로 들으면서 묘한 긴장감까지 형성하며 앞선 두 프로그램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재미를 주는 게 ‘히든싱어’의 장점이다.
◆ ‘썰전’
‘썰전’은 강용석 변호사,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 소장 등 정치전문가들과 김구라, 이윤석, 박지윤 등 방송인들이 정치와 미디어 비평을 하는 프로그램. 현재까지 12회가 방송된 가운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비롯해 손석희 전 성신여대 교수의 JTBC 행 등 시의적절한 핫이슈를 다뤘다. 
‘썰전’의 장점은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출연자 두 사람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랄하게 정치권 상황을 해설해준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대립각을 세울지언정 눈치 보지 않고 과감한 발언을 하는 데서 오는 쾌감이 ‘썰전’ 앞으로 시청자들을 모은다. 지상파에서는 다소 위험부담이 클 수 있는 신랄한 이야기가 종편채널의 이점을 만나 프로그램의 특유의 개성을 확보하게 된 것. 이는 미디어 비평에서도 마찬가지로 '썰전'은 지상파 예능을 진단하며 부진의 이유를 꼽고 해법을 제시하는 등 매체의 이점을 살려 종편 예능의 꼬리표를 떼버린다.
정치전문가이다 보니 어렵고 딱딱한 정치 용어를 쉽게 풀어주며 정치권이 돌아가는 상황을 한눈에 잡힐 수 있도록 정치권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것도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높인 요인이다. 여기에 굴욕 상황 등 정치권의 뒷이야기까지 보태져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썰전’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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