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8-4 재역전승과 좌완 차우찬의 회복 조짐. 그야말로 기쁨 두 배였다. 22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이날 화두는 단연 차우찬의 호투였다. 선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3⅔이닝 3실점(5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일찍 무너졌다.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이 3⅓이닝 무실점(7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도 내주지 않을 만큼 무결점 투구였다. 시즌 3승째.
차우찬은 경기 후 "아주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볼넷이 안 나왔고 제구가 잘 돼 안정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직구의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차우찬의 투구를 지켜봤던 류 감독 또한 칭찬일색이었다. "10타자 가운데 7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할 줄 누가 알았겠나. 직구 스피드는 아직 예전 만큼 나오는 건 아니지만 공 회전력이 좋아졌다"는 게 류 감독의 평가다. 4회 이병규, 5회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을때 그 장면은 류 감독이 가장 원했던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차우찬이 좋은 느낌을 이어 갈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고 꾸준한 활약을 기대했다. "이어 가야 한다. 떨어지면 큰 일 난다". 차우찬의 반응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끝모를 부진 속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차우찬이 이젠 활짝 웃을 일만 남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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