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양팀 감독이 전날 일어났던 '불문율 논란'과 빈볼 시비로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에 대해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1일 잠실 두산-넥센전에서 넥센이 12-4로 리드하던 5회초 1사 1,2루에서 2루주자 강정호가 도루를 시도했다. 이후 윤명준은 바로 다음 투구에 유한준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윤명준은 다시 김민성에게 초구에 머리쪽으로 향하는 빈볼을 던져 퇴장당했고 잠시 격분한 양팀이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윤명준은 2군에 내려가는 동시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8경기 출장 정지와 200만원 벌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큰 점수차에서는 도루나 번트를 대지 않는다'는 야구계 불문율을 넥센이 먼저 어겼는가 아닌가의 차이부터 시작해 두산의 대처가 너무한 것 아니었나에 대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음날인 22일 경기를 앞두고 김진욱 두산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은 "선수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는 서운하다고 느낄 수 있고 넥센에서는 너무했다고 느낄 수 있다. 윤명준의 두 번째 공은 빈볼이 아니었다. 하지만 넥센 쪽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며 "이런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내 판단에 5회는 경기 초반이라고 생각해 도루를 지시했다. 상대 두산 타선이 강해 충분히 8점차가 뒤집힐 수 있다고 봤다. 거기서 1점만 더 뽑아내면 안정권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다르듯 상대방 생각도 달라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사과를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팀 선수들은 전날 사건에 대해 말을 아꼈다. 혹시 상대방을 다시 자극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움에서 나오는 행동이었다. 양팀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용히 훈련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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