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그 진출 등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즐겁게 선진농구를 배우고 싶다.”
이대성(23, BYU하와이)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중앙대를 중퇴하고 지난해 미국대학농구 NCAA 디비전2 BYU하와이대학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지난 시즌 BYU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그는 시즌 막판 발목부상을 당해 아쉽게 시즌을 접었다.
NCAA는 이대성이 중앙대 3학년시절 경기에 뛰었다는 이유로 그를 4학년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5월에 2학기가 끝난다. 미국에서 1년을 보낸 이대성은 더 이상 미국에서 대학생선수로 출전할 수 없다는 뜻이다. 조금은 무모해보였던 그의 미국무대 도전이 계속될 수 있을까.

이대성은 지난 20일 동아시아선수권을 보기 위해 인천삼산체육관을 찾았다. 이대성은 “발목부상으로 시즌을 접어 아쉽다. 미국은 조금만 아파도 선수가 뛸 수 없게 한다. 한참 기량이 올라가는데 경기에 계속 뛰고 싶어 부상을 숨겼다. 결국 큰 부상이 왔다”며 아쉬워했다. 현재 이대성의 발목은 수술이 필요한 상황.
지난 시즌 KBL에 데뷔한 장재석, 임동섭, 유병훈은 이대성의 동기생이다. 이대성이 한국에 남았다면 KBL에서 친구들과 뛰고 있을 터. 하지만 그는 낯선 땅에서 도전을 택했다. 이대성은 “미국에서 농구실력 외적인 부분이 훨씬 힘들었다. 매릴랜드대학에 진학한 (최)진수 형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가드들도 정말 힘이 세더라”고 털어놨다.
흔히 미국농구는 개인기만 강조하고 패턴이 없는 농구라고 알려져 있다. 잘못된 편견이다. 이대성은 “처음에 개인기로만 농구를 할 때 오히려 활약이 좋았다. 가드를 맡아본 적이 없다보니 막상 주전가드로 투입돼서 패턴을 소화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디비전2에서는 나보다 빠른 가드를 보지 못했다”며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이대성의 진로는 어떻게 될까. 일반인 트라이아웃으로 KBL에 데뷔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대성은 미국에 남고자 한다. 오는 7월 UCLA에서 열리는 트레이닝캠프에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D리그 등에 진출하겠다는 식의 거창한 목표는 없다. 단지 미국에서 즐겁게 더 많은 농구를 배우고 싶다. 한국에서 뛸 때 아무 이유 없이 산을 뛰고, 개인기를 등한시하는 강압적인 분위기 등이 나와 맞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만대표팀의 켄 와그너(59) 객원코치는 바로 이대성의 소속팀 BYU감독이다. 와그너는 “이대성은 탄력과 패스가 좋은 선수다. 더 이상 우리팀에서 뛰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한국선수들은 미국대학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데 도전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대성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여전히 이대성의 도전은 힘겹고 무모하다. 아무 것도 보장된 것은 없다. 하지만 끝까지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이대성은 “(장)재석이가 나중에 실패하면 치킨집을 차려줄 테니 한국에 오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고 농담을 하더라. 아직은 미국에서 더 도전해보고 싶다”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