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렸던 한국무대 첫 승의 기회를 잡았다.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0)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에릭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에릭은 팀이 4-3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가 첫 승 요건을 갖췄다. 투구수는 104개였다.
시즌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 내용으로 벤치의 속을 태웠던 에릭이었다. 4월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7.11의 부진이었다. 구위 및 투구폼 문제로 2군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2군에 다녀온 뒤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5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6⅔이닝 2실점, 16일 사직 롯데전에서 8이닝 5실점으로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승리투수 요건까지 거머쥐었다.

3-0으로 앞선 2회 실점을 비롯,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동료들의 호수비를 발판 삼아 실점을 최소화했다. 2회 김상민 한동민에게 연속 우전안타를 맞은 에릭은 무사 1,3루에서 박정권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다. 그러나 박진만 정상호를 내야 땅볼로 요리하고 추가실점은 막았다. 4회에는 선두 최정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상현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4-1로 앞선 5회가 승부처였다. 선두 박진만에게 2루타를 맞은 에릭은 1사 후 김성현에게 볼넷, 김강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 박재상의 타구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는 듯 했으나 좌익수 권희동이 절묘한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고 이미 3루를 돌았던 김성현마저 아웃되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4-2로 맞이한 6회에도 1실점했지만 끝내 승리투수 요건은 지켰다. 1사 1루에서 한동민의 좌전안타 때 3루로 뛰던 김상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린 에릭은 이어진 2사 2루에서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맞고 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진만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에릭은 정상호 김성현 김강민을 범타로 처리하고 등판을 마쳤다. 9개의 피안타가 말해주듯 어려운 경기였지만 꾸역꾸역 막아낸 뚝심과 동료들의 수비 지원이 돋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였고 포심 패스트볼보다는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커브·슬라이더·포크볼·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경기는 8회초 현재 NC가 4-3으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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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