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제도는 원래 이런 식인가?”
창원 LG의 선택을 받은 문태종(38)이 심정을 밝혔다. LG는 지난 20일 문태종에게 1년간 보수 6억 8000만 원을 제시해 그를 잡았다. 전자랜드, KT, 오리온스가 제시한 보수는 LG가 제시한 최고액의 90%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LG는 문태종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를 잡을 수 있었다.
LG는 KBL의 바뀐 제도를 잘 이용했다. 문태종의 보수는 다음 시즌 샐러리캡 22억 원의 30.7%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었다. KBL은 한 선수의 연봉이 샐러리캡의 30%를 넘을 수 없었던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LG는 타 팀은 상상도 못한 과감한 베팅으로 그를 잡았다.

문태종은 아무런 보상조건이 없는 선수였다. 2억급 선수를 잡아도 보상조건이 까다로워 어차피 문태종정도의 출혈은 해야 한다. 그럴 바에 기량이 검증된 문태종에게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게 LG의 판단이었다. 더구나 만 32세가 넘은 문태종은 1년 계약이 가능했다. 또 일단 LG가 잡았으니 1년 뒤 LG는 문태종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갖게 된다. LG는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다.
문태종은 22일 저녁 OSEN과의 전화통화에 응했다. LG로 가는 기분을 묻자 “기분은 괜찮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다”며 짧게 답했다. 계약조건에 대해선 “액수는 만족한다. 대박(Jackpot)이다. 다만 난 원래 2~3년 계약을 원했다. 1년도 괜찮다. 유럽에서는 항상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었다.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며 프로다운 자세를 보였다.
그렇다고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문태종은 자유계약선수(Free Agent)인 자신이 왜 팀을 선택할 권리가 없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기자에게 “KBL제도는 원래 이런 식인가?”하고 되물었다. 선택권이 없어진 이유를 설명해주니 “구단들과 아무런 이야기도 못했는데 일방적으로 선택을 당하는 것이 이상하다. 그래도 제도니까 따라야 한다”고 이해했다.
LG는 로드 벤슨 트레이드를 통해 나중에 영입한 김시래, 상무에서 돌아온 기승호, 지난 시즌 에이스로 도약한 김영환이 주축이다. 문태종은 노련함과 외곽슛을 더했다. 최근 문태종은 김영환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LG 선수들과도 낯익은 사이다. LG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경희대 빅3’ 중 한 명을 뽑아 우승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LG의 전력에 대해 문태종은 “젊은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있다. 외국선수를 잘 뽑으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떨어졌지만 선수들끼리 잘 뭉치면 다음엔 괜찮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끝으로 지난 3년간 성원해준 인천 전자랜드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문태종은 “정말 할 말이 많다. 한국에서 처음 뛴 팀이다. 구단과 동료들, 팬들까지 나에게 정말 잘해줬다.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면서 목소리가 떨렸다.
이제 문태종은 LG와 계약을 마무리 짓고 미국으로 건너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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