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타자' 류현진(26)이 위협적인 존재로 견제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전혀 굴하지 않는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7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시즌 5승(2패)째를 거뒀다. 다저스도 류현진 선발 경기에서 최다 득점을 지원하며 9-2로 크게 이겼다.
그러나 뭔가 모를 허전함이 남아있었다. 바로 '타자' 류현진의 부진이었다. 그는 이날 총 4타석에 들어섰으나 3연속 삼진 포함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2할9푼4리에서 2할3푼8리(21타수5안타)로 떨어졌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삼진 3개를 당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제는 상대 투수들도 의외의 타격 실력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는 그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첫 타석이었던 2회초 무사 만루에서 류현진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밀워키 투수 윌리 페랄타는 96~97마일 강속구를 뿌리며 류현진을 상대로 전력 피칭했다. 페랄타의 이날 경기 최고 구속 97마일이 바로 류현진 타석에서 나왔다. 물론 만루 상황이었기에 전력으로 던졌지만, 류현진에 대한 경계심도 느껴졌다.
3회초 무사 주자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구원투수 알프레도 피가로가 류현진을 상대로 강속구를 구사했다. 피가로는 5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95마일짜리 패스트볼을 던져 류현진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전 타자 라몬 에르난데스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을 맞은 영향도 있었지만 타석의 투수 류현진을 쉽게 보지 않았다.
류현진은 5회초 피가로를 상대로 1사 1루에서 스리번트에 실패하며 3구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초 2사 1루에서는 우완 버크 바덴호크의 4구째 싱커를 잘 잡아 당겼으나 좌익수 정면으로 향해 뜬공으로 잡혔다. 이날 경기 바덴호크의 최고 구속도 89마일이었는데 역시 류현진 타석에서 나왔다. 투수이지만 결코 '쉬어가는 타순'이 아닌 것이다.
이 같은 상대 투수들의 견제에 대해 '타자' 류현진은 "잘 모르겠다"며 웃음으로 답한 뒤 삼진 3개에 대해 "전혀 상관 없다. 매일 삼진 먹더라도 마운드에서 잘 던지면 문제될 게 없다"는 말로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안 좋은 성적을 빨리 털어내는 것도 류현진의 강점이다. 다음 경기에서 그의 방망이를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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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