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요즘 '남자 예능'은 상종가를 타고 판을 치는데 '여자 예능'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인기 예능을 살펴보면 다들 남자 위주다. MBC '일밤'이 대표적으로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모두 남자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아빠 어디가'는 부자(父子)의 관계를 다루고, '진짜 사나이'는 남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군대 이야기를 그린다. '아빠 어디가'에 송종국의 딸 송지아가 없었다면 '남자 일색'이라고 할 만한다. 그런데 이 남자 이야기들이 여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심지어 군대 이야기까지 말이다.
MBC '나 혼자 산다'는 기러기 아빠, 싱글 등 혼자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지켜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 남자들의 일상을 살펴보는 관찰 예능으로 공감과 재미를 자아낸다는 평이 많다.

이 외에도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MBC '무한도전' 등 주말 황금 시간대 예능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은 모두 남자다. 그렇기에 '런닝맨'의 홍일점 송지효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토크 예능프로그램 MC로는 박미선, 이영자, 신봉선 등의 예능인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지만 남자에 비해 수적으로 한참 열세다. 특히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남자들의 성역처럼도 느껴진다. 현재 여자들이 활약하는 대표 리얼 버라이어티는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 시즌3' 정도다. 왜 그럴까?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PD는 "여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솔직한 모습을 공개한다는 것 자체를 우리 나라 대중은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꾸민 모습도 진짜로 믿어야만 리얼 버라이어티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데, 반대로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그것이 시작부터 100% 신뢰감을 얻지 못하면 성공할 수가 없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또 실제로 여자 연예인들은 아무리 카메라 앞에서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도,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아무래도 이미지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연예인의 특성상 남자들에 비해 표현의 한계가 있다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한 회나 몇 회 게스트로 출연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는 거부감이 없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에 여배우들은 부담감을 느낀다. 여배우들이 갖는 특유의 까칠함이 존재한다"라고 귀띔했다.
'나 혼자 산다' 같은 경우는 포맷 자체가 여자 연예인들에게는 힘들다는 반응도 있다. 민낯의 일상 속에 여자 연예인들이 얼만큼 자신의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공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결국 프로그램의 특성상 망가지고 한꺼풀 벗겨내야 하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시청자들이 얼마나 좋아할 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