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투혼’ LG, 25일 만의 위닝시리즈...반전 발판 마련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3 21: 35

지독한 슬럼프에 시달렸던 외국인 에이스는 마침내 돌파구를 찾았고 팀 내 최고참 베테랑들은 짜릿한 뒤집기를 이끌었다.
잔인한 5월을 보내던 LG가 39일 만에 2연승, 25일 만에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LG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시즌 5차전에서 3-2로 신승, 디펜딩 챔피언으로부터 주중 3연전을 가져갔다.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최악의 부진으로 2군 통보까지 받았던 벤자민 주키치가 무사사구로 안정감을 보였다. 올 시즌 탈삼진과 불넷 비율이 1대1에 가까울 정도로 제구 불안에 시달렸던 주키치는 예리한 제구력을 자랑했던 지난 2년 동안의 모습을 회복했다. 실제로 주키치는 2011시즌 탈삼진 150개 볼넷 53개, 2012시즌 탈삼진 96개 볼넷 54개로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해왔다.

명확한 원인이 있다. 주키치는 2011시즌 한국 무대 데뷔 후 1년 반 동안 투구판 1루 쪽을 밟고 던지다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3루 쪽으로 옮겼다. 체인지업의 움직임을 극대화해 좌타자에게 약했던 것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이었다. 하지만 이날 주키치는 다시 1루 쪽으로 투구판 밟는 위치를 변경했고 단 하나의 사사구도 기록하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을 날카롭게 향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이 살아났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마음대로 떨어지며 탈삼진 6개를 올렸다. 결국 주키치는 올 시즌 두 번째 무사사구 경기를 만들며 5⅓이닝 2실점으로 41일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베테랑 선수들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LG는 6회초 3점을 뽑으며 단숨에 역전했다. 최경철과 권용관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2사 1, 2루에서 이병규가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윤성환의 실투성 직구에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그리고 정성훈의 타석에서 3루 주자 권용관이 삼성 포수 이지영의 틈을 노려 홈으로 질주, 야수 선택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권용관은 전날 2년 반 만에 친정 복귀 홈런을 터뜨린 것에 이어 이날 천금의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LG는 권용관의 득점 후 곧바로 정성훈과 정의윤의 연속 안타로 3점째를 뽑으며 승리에 다가갔다.
승리 방정식 조건을 채운 LG는 필승조를 가동, 불펜 투수들의 호투와 호수비로 승리를 지켰다. 6회말 주키치가 최형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점차로 추격당했지만 박석민의 3루쪽 강한 타구를 손주인이 캐치해 5-4-3 병살타에 성공,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LG는 이동현-류택현-정현욱-봉중근이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9개 구단 최소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으나 좀처럼 등판 기회가 없었던 필승조가 이날은 제대로 가동됐다.     
전날에도 적시타로 팀 승리를 이끈 이병규는 “5월말까지 승률 5할에 -2정도로 버티면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는 6월에 반격할 수 있다”고 반전을 약속했다. 그리고 LG는 이번 위닝시리즈로 5할 승률 -4가 됐다. 5월 남은 두 번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달성한다면 LG는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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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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