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대 선수들에게 표본이 적었던 새로운 승리 카드. 박빙의 순간 아는 남자에게 맞았다. 두산 베어스의 새 마무리 오현택(28)을 공략한 넥센 히어로즈 우타자 박동원(23)은 ‘아는 남자’ 그것도 ‘아주 잘 아는 남자’였다. 그러나 끝내 넥센의 5연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오현택은 23일 잠실 넥센전에서 1-0으로 앞선 7회초 2사 1,2루서 128구 역투를 펼친 선발 노경은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나흘 간 휴식기를 맞는 만큼 두산은 마무리 오현택을 일찍 올려 박빙 경기를 빨리 매조지고자 했다. 그러나 8회 오현택이 박동원에게 동점타를 허용하며 노경은의 시즌 2승 요건은 수포로 돌아갔다.
올 시즌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뒤늦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오현택은 전날(22일)까지 17경기 3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1.05를 기록하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두산 투수진의 새로운 믿을 구석이다. 사이드스로인 만큼 뛰어난 무브먼트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에게 새로운 난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박동원은 아직 활약상이 아쉬웠던 유망주. 염경엽 감독이 시즌 전부터 주전 포수 감으로 지목했으나 32경기 1할8푼2리 1홈런 2타점으로 타격 면에서 제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했다. 지금은 지난해 주전 포수 허도환에게 자리를 내주고 후반 교체요원으로 출장 기회를 노리는 미완의 대기다. 득점권 타율도 1할6푼7리에 그친 박동원이었다.
그러나 박동원은 2사 1,2루에서 오현택의 5구를 공략해 자칫 오윤의 1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가라앉을 뻔 했던 경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좌중간 동점타를 때려냈다. 사실 박동원은 오현택의 상무 동기생. 나이 차는 크지만 둘은 같은 군번의 상무 동기생이었다. 오현택이 2년 간 상무 에이스로 활약하는 동안 박동원은 이재원(SK) 등과 함께 상무 마스크를 공유했다. 당연히 잘 알 수 밖에 없었다.
볼카운트 2-2에서 오현택은 결정구를 던졌으나 하필 이 공이 몰려 들어갔다. 이미 오현택에 대한 배경지식이 상대 전적 표본이 적은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많았던 박동원은 5구 째를 제대로 받아쳐 유격수 손시헌의 키를 넘는 1타점 동점타로 이어졌다. ‘아는 남자’ 박동원의 동점타는 경기를 연장으로 이끌었으나 연장 11회말 1사 만루서 정수빈의 끝내기 안타로 인해 팀은 1-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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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