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반격’ 노리는 LG, 100% 전력 가동 눈앞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4 06: 01

대반격을 위한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LG가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상대로 주중 3연전을 가져가며 25일 만에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로써 LG는 시즌 17승(21패)을 올리며 5할 승률 -4가 됐다. 5월까지 5할 승률 -2를 목표로 둔 상황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위닝시리즈란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 자체가 좋았다. 무엇보다 외국인 원투펀치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가 올 시즌 처음으로 나란히 승리에 성공, 위닝시리즈의 주역이 됐다. 개막 당시 리즈와 주키치는 각각 1선발과 3선발로 떨어져 있었지만 첫 번째 4일 휴식 후 4월 24일부터 1, 2선발로 붙어서 선발 등판했다. 예상보다 토종선발진이 안정됨에 따라, 다음 휴식기까지 두 투수를 최대한 많이 투입해 승수를 쌓겠다는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한 달 넘게 승리 가뭄에 시달렸다. 타선으로부터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도 했지만 갑작스럽게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며 지난 2년보다 현저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확실한 외인듀오를 보유했다는 평가가 무색했다. 심지어 주키치는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반전은 한창 좋았을 때의 폼으로 돌아가며 일어났다. 리즈는 22일 선발 등판서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주로 투구, 9이닝 1실점 7탈삼진으로 한국 무대 첫 완투승을 올렸다. 지난겨울부터 부단히 커브를 연마, 투구 패턴의 다양화를 꾀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이날은 가장 자신 있는 구종 두 개를 집중적으로 구사했다. 그러면서 투구 밸런스가 잡혔고 마지막 이닝에도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메이저리그급 투구를 펼쳤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당시 리즈는 13번의 선발 등판서 82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73 탈삼진 90개를 기록한 바 있다.
주키치는 투구판 밟는 위치를 이전으로 되돌렸다. 주키치는 2011시즌 한국 무대 데뷔 후 1년 반 동안 투구판 1루쪽을 밟고 던졌는데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는 3루쪽을 밟았다. 릴리스포인트가 높고 스트라이크존을 대각선으로 지나가는 주키치 공의 특성상, 투구판 변화는 모든 구종 궤적의 변화를 의미한다. 당시 3루쪽을 밟은 게 된 것은 첫 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2리로 부진했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이었다. 그러나 주키치는 이날 다시 1루쪽을 밟으며 무사사구를 기록, 불안했던 제구력이 안정감을 찾았다. 우타자 몸쪽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도 꾸준히 나왔다. 이대로라면 볼넷과 삼진 비율이 1:1에 가까웠던 것을 벗어날 수 있다.  
 
리즈와 주키치의 호투는 LG가 페넌트레이스를 운용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애초에 두 투수 모두 두 자릿수 승을 올린다는 계산으로 올 시즌 전력 구상에 들어갔었다. 토종 선발진에 붙은 물음표만 지울 수 있다면, 올 시즌 LG 마운드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아보였다. 일단 우규민과 신정락이 갈수록 안정세를 보이는 중이고 류제국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즉, 토종 선발진은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리즈와 주키치도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막강 불펜과 선발진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야수진에선 주장 이병규(9번)를 중심으로 팀 전체가 응집력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병규는 지난 7일 복귀 후 빠르게 컨디션을 올렸다. 어느덧 타율이 3할3푼3리가 됐고 최근 LG가 승리한 3경기 모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공수에서 몸을 사리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집중력을 불어넣는다. 19일 잠실 KIA전 천금의 번트 내야안타부터 22일 다이빙 캐치와 23일 윤성환으로부터 뽑은 첫 적시타 등 존재감을 마음껏 발휘 중이다.
이병규가 팀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지난겨울 2년 반만에 LG로 돌아온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도 보탬이 되고 있다. 권용관은 22일 첫 선발 출장에서 장외홈런, 23일 경기선 홈스틸에 가까운 주루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LG쪽으로 돌려놓았다.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한 권용관의 존재로 LG는 다양한 라인업을 가동할 수 있고, 덧붙여 수비불안에 대한 해결책도 얻게 됐다.  
이제야 비로소 LG는 전력이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김기태 감독도 23일 위닝시리즈 달성과 함께 “오늘을 계기로 상승세를 이어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과 더불어 6월 복귀가 예정된 부상자도 돌아오면, 마침내 풀 전력이 가동된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서 왼쪽 정강이 찰과상을 당했던 이진영은 이미 2군 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셋업맨 유원상 역시 오른쪽 허벅지 부상에서 완쾌, 6월 복귀를 목표로 공을 잡았다. 오른손 골절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현재윤 또한 기브스를 풀었다. 상반된 4월과 5월을 보낸 LG의 진짜 올 시즌은 이제부터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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