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구 던진 손민한, '좋은 날짜'는 언제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24 10: 35

“기록보다는 100개를 던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경문(55) NC 감독은 23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얼굴 표정이 유난히 밝았다. 전날(22일) 1점차 리드를 지킨 짜릿한 승리 때문이기도 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의 들려온 반가운 소식 때문이기도 했다. 베테랑 손민한(38, NC)이 김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 주인공이었다. 김 감독은 손민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긍정적인 이야기를 쏟아냈다.
손민한이 재기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과정은 좋다. 23일 두산 2군과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7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내줬으나 3실점(2자책점)으로 막고 퓨처스리그 2연승을 달렸다. 최고 구속은 142㎞까지 나왔고 슬라이더(128㎞), 체인지업(131㎞), 투심패스트볼(136㎞)을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이 142㎞까지 나왔다는 것은 손민한의 몸 상태가 정상을 찾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백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빠른 구속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취재진 사이에서 14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걔는 (구속이) 많이 나오면 안 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손민한은 더 이상 스피드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김 감독은 “구속을 내려면 안 된다. 제구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김 감독이 이날 손민한의 투구에 주목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100개를 무리 없이 던졌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던지고 난 다음에 컨디션을 봐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100개를 던졌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손민한은 꾸준히 투구수를 올리는 과정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100개 투구 이후에도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이유다.
여기에 무사사구라는 점은 최대의 소득이다. ‘제구’를 강조한 김 감독의 주문에 충실히 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손민한의 최대 장점을 경기운영능력으로 보고 있다. 제구만 잘 된다면 이런 노련함을 바탕으로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손민한이 베테랑답게 7이닝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으니 김 감독이 흡족해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이제는 복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손민한은 24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3연전을 벌이는 1군에 동행한다. 인천에 이어 오래간만에 광주의 분위기도 익힌다. 김 감독은 복귀 시점으로 “6월을 보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테스트를 가진 뒤 1군에 복귀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좋은 날짜를 한 번 잡아야지”라고 말한 뒤 그라운드를 다시 응시했다. 손민한과 NC 팬들이 그 ‘좋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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